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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영 작가의 '문학으로 배우는 우리 역사'>옛날에는 동해에도 염전이 있었다."올바른 역사를 알아야 하고, 역사를 공부해야"

 

옛날에는 동해에도 염전이 있었다.

“설마?”

“정말?”

당신은 이렇게 말하면서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을 수도 있다. 우리 기억 속에 ‘동해=소금’이란 등식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금은 서해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을 우리 고유 방식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천일염은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소금이 아니다. 천일염의 역사는 고작 100년 정도이고, 일제가 남긴 잔재 중 하나일 뿐이다.

일제는 대한제국의 경제권를 뺏기 위해 홍삼, 담배, 소금의 전매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 우리나라와 일본은 바닷물을 끓여서 만드는 소금, 즉 자염을 생산하였다. 이 방법은 소금 생산 비용이 많이 들어 국가에서 독점해도 큰 이익을 남길 수 없었다. 또한, 청나라에서 몰래 들여온 청염의 가격이 낮았기 때문에 일제는 소금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일본 식민지인 대만의 소금 제조 방법, 즉 천일염 제조법을 우리나라에 도입해 보기로 했다. 일제는 처음으로 인천 주안에 천일염전을 세웠고, 이 실험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그 뒤, 서해 곳곳에 천일염전이 들어섰고, 결국 일제는 소금 전매를 시행할 수 있었다. 소금의 대량 생산으로 일제는 경제적으로 큰 이득을 보았다. 이렇게 해서 우리 소금인 자염은 천일염에 자리를 내주고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천일염의 역사이다.

아쉽게도 우리 소금인 자염을 소재로 다룬 책은 그렇게 많지 않다. 김주영 작가의 <객주> 10권에 우리 소금인 ‘토염’이 등장한다. 보부상이 소금을 지고 십이령길을 넘어 봉화장에 내다 팔았다는 스토리이며, 아주 짧게 등장한다. 자염에 대해 좀 더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필자가 쓴 <모래소금>을 추천한다.

이 책의 장소적 배경은 ‘백석리’라는 동해 바닷가이다. ‘영덕군 병곡면 백석리’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 고래불해수욕장이 있던 자리에 염전이 있었다.

이 책을 보면, 자염을 만드는 과정을 비교적 자세히 알 수 있다. 먼저 바닷물을 퍼 올려, 짠물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만든 짠물을 ‘함수’라고 하는데, ‘함수’를 끓여 자염을 만들었다. 이런 방법이다 보니, 동해, 서해, 남해 할 것 없이 바다가 있는 곳이라면 소금을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든 ‘자염’은 천일염보다 덜 짜고 영양도 더 풍부하다. 물론, 우리 전통 소금인 자염이 모든 면에서 천일염보다 더 낫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옛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서 <군함도>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우리는 군함도를 잔인한 역사로 기억한다. 일제는 전쟁에 필요한 석탄을 채굴하기 위해 조선인을 강제로 징용했고, 많은 젊은이가 군함도에서 이름 없이 죽어갔다. 하지만 일본의 역사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군함도를 ‘일본 메이지 유신 시대의 산업 혁명 시설’로 올렸다.

같은 시기 유대인 또한 우리와 비슷한 고통을 겪었다. 나치의 만행도 일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결과는 우리와 정반대이다. 전범인 독일은 잘못을 사과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같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결과가 초래했을까?

필자는 우리가 우리 역사를 세계로 알리는 것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대인은 나치의 대학살 행위, 즉 홀로코스트(Holocaust)를 주제로 영화·소설·다큐멘터리 등을 만들어 전 세계로 전파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군함도> 역시 우리 아픈 역사를 알리는 작은 노력으로 생각한다. 최근 이런 시도가 조금씩 활발해지는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우리는 올바른 역사를 알아야 하고,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알릴 수 있다. 작가는 이런 역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고, 독자는 관심을 가져야 우리 역사가 바로 설 수 있다. 이런 취지에서 <문학으로 배우는 우리 역사>코너를 기획했다.

디지털경제  d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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