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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삭감 무엇이 문제인가?

20일 오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 회원들이 서울시의회 서소문별관 앞에서 '누리예산 삭감' 항의 시위를 벌였다.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서울시는 매월 20일 일선 유치원들에 누리과정 지원금을 지급해 왔지만 누리과정 유치원분 예산이 서울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이에 반발해 한국유치원연합회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누리과정은 만 3~5세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으로 모든 유아에게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교육 뵤육 과정이다.
동등한 질적 수준의 교육과 보육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아교육·보육과정인 누리과정은 유치원·어린이집의 구분 없이 동일한 내용을 배우는 것은 물론 부모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계층의 유아에게 유아학비와 보육료를 지원한다.
 
이전에는 유치원에서 유치원교육과정, 어린이집에서는 표준보육과정으로 이원화되어 진행했지만, 2012년 5세 누리과정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3, 4세에게도 ‘누리과정’을 확대해 진행되고 있다.
 
공립유치원의 경우 1인당 월 11만 원을 지원하며, 사립유치원, 어린이집등은 운영지원비(22만 원)와 방과 후 활동비(7만 원)을 지원해 1인당 총 월 29만 원의 지원혜택을 받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작년 12월 16일에 끝난 시도의회 교육청 예산 심의 편성 과정에서 8개 시도가 어린이집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는가 하면 이 중 4개 시도는 형평성을 근거로 유치원 예산까지 전액 삭감했다.
 
올 1월부터 어린이집에 지원되는 유아 1인당 29만 원과 사립 유치원 원아 1인당 29만 원, 공립 유치원 원아 1인당 11만 원을 학부모들이 부담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에 서울 등 일부 지역 유치원들이 학부모들에게 사실상의 '원비 인상' 고지에 나서기로 했다.
 
누리과정 지원금이 끊기면 최종적으로는 학부모에게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리겠다는 것이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서울사립유치원연합회는 누리과정 지원금 중단에 따른 운영비 충당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일시적인 은행 차입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이기도 하다.
보육대란이 이제 현실로 닥친 상황이다.
정부와 시도 교육감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교육감들이 21일 다시 만나기로 해 극적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양측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은 ‘무상보육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보육료 예산을 어디서 책임질 것이냐’의 문제가 됐다.
 
박 대통령이 누리과정예산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고 싶다면 교육예산 총액을 높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누리과정으로 맞춤형 복지와 저출산대책, 미래대비 투자, 일자리 대책등의 효과는 이제 어디서 기대해야 하는 것일까?
 
아이들의 미래를 볼모로 한 누리과정 예산다툼, 아이들의 어두운 미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뉴스몰  mji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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