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예방과 학대 피해아동 보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손꼽았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예방과 학대 피해아동 보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손꼽았다. 또한 부모의 역할에 대한 교육과 함께 재학대를 막기 위한 가족지원 체계도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인 노력과 지원 절실

지난 201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에서 제작된 ‘2015 정치후원금 포스터’가 아동복지법이 금지한 체벌을 ‘사랑의 매’로 미화해 논란이 일었다.

▲ 아동학대 미화 논란이 일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행한 '2015년 정치후원금 포스터'

이에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폭력을 은폐하는 관습적인 용어인 ‘사랑의 매(사랑의 회초리)’를 사용해 체벌을 정당한 행위로 인식하고, 그 인식에 기반해 정치후원금 모금을 독려한다”며 중앙선관위에 포스터 사용 중지를 요구했다. 이후 중앙선관위는 문제를 시인하고 해당 포스터와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체벌도 훈육의 한 방식이다’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체벌 근절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48개 나라에서는 이 같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환경에서 모든 형태의 체벌을 금지하도록 하는 법제화를 마쳤다.

세이브더칠드런 이정림 담당은 “법에서 체벌을 금지하는 않는 한, 아동에 대한 폭력이 합법적이라는 사회의 인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환경에서 아동에 대한 체벌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체벌근절 법 개정’을 목표로 4월까지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아동학대와 관련한 사회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아동 보호 전문기관의 현황에 따르면, 지역 아동 보호 전문기관 54개, 상담원 364명이 총 6만1천242건의 아동학대 사례(아동학대 의심 사례 포함)를 조사했다. 이는 한 해 동안 한 상담원이 168건의 사건을 맡은 것이다. 또한 학대 정도가 심한 아동은 가해 부모로부터 격리해 전국 37개 아동 쉼터로 우선 수용하는데, 쉼터 전체 수용 규모는 250여명으로 1곳당 7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는 실정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창표 팀장은 “학대 아동이 신체적, 정서적으로 안정을 회복 할 수 있도록 피해 학대 아동 쉼터를 여러 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국제성모병원 정신의학과 기선완 교수는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 뿐 아니라 학대를 가한 부모에 대한 치료와 훈련도 더욱 강화돼야 재학대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바른 훈육’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식을 살해한 사건의 대부분은 훈육의 방식으로 체벌을 가하다 문제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하고, 올바른 훈육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박영호 담당은 “가족 내에서 부모에 의해 일어나는 아동학대는 감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반복적이고 강도가 강해지면서 살해까지 이어질 수 있어 훨씬 위험하다”며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벌이 근절돼야하고, 부모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올바른 훈육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5년 10월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바람직한 훈육 방법 5가지’를 발표했다.

▲ 2015년 10월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바람직한 훈육 방법 5가지’

또한 보건복지부는 나날이 늘어가는 아동학대 문제를 줄이기 위해 부모의 올바른 훈육 태도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수사 종료된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 다시 찾아가서 심사하고 지켜봄으로써 재학대를 막는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창표 홍보협력팀장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는 본인이나 주변의 신고만이 학대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이라며 신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아동학대를 바로 신고할 수 있는 ‘착한신고’가 작년 특례법으로 인해 112로 통합됐다”며 “또한 전화를 하지 않아도 바로 신고를 할 수 있는 ‘착한신고’ 애플리케이션도 있으니, 주변에 학대가 의심된다면 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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