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는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송되는 첫 드라마다.
동시 방송을 위해서는 사전제작이 필수다. 드라마가 완성돼 중국의 사전심의를 거쳐야 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의 조항에는 ‘중국 헌법에 위배되지 않을 것’ ‘중국 국가통일 주권 영토 보호에 유해하지 않을 것’ 등 다양한 항목이 존재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태후 첫 장면으로 등장했던 북한과의 대치 상황이 중국판에는 없다.

 

지난 주말 중국 공안부가 일명 ‘송중기 주의보’를 발령했다.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한국 드라마 18편을 몰아 보던 여대생이 급성 녹내장에 걸려 실명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4대악 타격’이라는 공안부 웨이보는 “태양의 후예가 방영된 후 수천만 소녀 팬의 상당수가 ‘송중기 상사병’에 걸렸다”며 한국 드라마가 법률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태후가 또 한류에 불을 붙였다.
중국을 뒤흔드는 마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한 언론은 “중국 여성들이 김수현(별에서 온 그대)이라는 마약에서 깨어나기가 무섭게, 더 강력한 마약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송중기 드라마 때문에 싸움 끝에 이혼하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사례도 보도됐다.
송중기에게 반한 아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진관을 찾은 20대 남성이 “송중기와 똑같이 찍어 달라”고 사진사를 괴롭히다가 경찰에 신고당한 일도 있다고 한다.

이런 태후의 인기는 사회적 욕구를 해소하는 '창구'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비현실적인 스토리 구성과 등장인물들의 비주얼은 보는이로 하여금 '나의 꿈'을 대신 이뤄주는 착각을 불러온다. 

 

아버지가 별 세개 특전사령관인 여자 군의관과 부사관의 사랑은 비현실적이며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스토리보다 더 비현실적인 것은 남자 주인공의 비주얼이기도 하다. 군복도 충분히 아름답고 빛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금수저 군의관이 더 열정적이다.

우리는 금수저를 '질투'한다. 흙수저들은 자신의 불만과 현실의 암울함을 해소할 '창구'가 필요한 것이다. 

 

시대적 이슈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해,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힐링으로 이 드라마의 여심몰이는 더욱 치솟고 있다. 그게 인기로, 경제적 성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송중기 앓이, 흙수저인 우리에게도 희망을 준단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