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궤도에 오른 경제자유구역에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도건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사전에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묻는 질문에 막힘없이 술술 대답했다. 지역의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특징은 물론 사업 진행 정도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마치 인공지능 ‘알파고’를 만난 느낌이랄까.

도 청장은 2014년 10월 전국 7개 경제자유구역청장 중 역대 최연소(만 42세)로 취임했다. 임기의 절반을 넘기기도 전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하 DGFEZ)의 여러 사업을 본궤도에 올렸다. 

“취임했을 때 중국어로 된 홈페이지가 없었습니다.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도 없었구요. G2인 중국의 자본을 끌어올 준비가 전혀 없었던 거죠.”

▲ 도건우 대구경북경제자유청장

도 청장은 취임 직후 가장 중점적으로 ‘중국 시장’을 노린 사업을 구상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지역 경제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는 “한중FTA에 협정에서 양국에 ‘한중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우리 경제자유구역에 이 단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국어 홈페이지를 만들고 중국어 통역을 할 직원을 뽑았다. 중국 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물꼬를 만들자 성과가 나타났다. 

“2015년 7월 중국의 한 국영기업이 경북 영천에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현재 공장이 거의 완공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 같은 성과는 그동안 DGFEZ의 비효율적인 조직을 개편한 덕분이 크다. 도 청장이 처음 취임했을 당시 DGFEZ는 ‘행정개발본부’와 ‘투자유치본부’가 있었다. 행정개발본부장은 경상북도 직원이 담당했고, 투자유치본부장은 대구시에서 맡았다. 이로 인해 각 본부 아래의 직원들이 제대로 융화되지 않았다. 대구와 경북 지역의 경제자유구역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원화된 결재라인은 혼란을 가져왔다. 

도 청장은 “조직을 단순하게 대구본부와 경북본부로 나눴다. 그 아래에 개발과 유치를 따로 뒀다”며 “대구 지역 사업은 대구본부가 하고 경북본부는 경북 지역을 통솔토록했더니 의사결정이 더 효율적으로 바뀌더라”고 말했다. 

또 그는 “조직이 바뀌는 기존의 지지부진하던 사업(수성의료지구, 포항융합산업지구, 영천하이테크 지구)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도 청장은 전국 7개 경제자유구역청장 가운데 최연소 ‘대장’이다보니 매년 두 차례 열리는 전국 청장 협의회에서 ‘막내’ 노릇을 톡톡히 한다고 털어놨다. 

“발표도 많이 하고, 활동도 많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경제자유구역청의 업무를 살펴보고 참고할 점, 유의할 점을 꼼꼼히 살펴본다고 귀뜸했다. 

DGFEZ에 대해서는 ‘지식기반 첨단산업’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항만과 대형 공항이 없는 대구경북은 고급 인력을 이용한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 

이를 증명하듯 도 청장은 수성의료지구를 글로벌 지식기반 산업단지로 구상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산업과 접목해 고용을 창출하고 외국의 투자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성의료지구의 경우 대구에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입니다. 대구뿐 아니라 수성IC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서비스 산업으로 키워야 합니다.”

롯데가 수성의료지구 내에 대규모 쇼핑타운을 건립하는 것과 관련, 지역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지역 중소기업의 상품이 판매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수성의료지구는 ‘의료기술’과 ‘고급 호텔’, 그리고 ‘명품 쇼핑타운’이 결합된 곳으로 탄생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노경석 기자  cavalry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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