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성추행 사건 재조사, 고령교육지원청은 의지가 없으니 경북도교육청이 나서라

지난주부터 본지의 기사가 경북 고령 지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한 사립중학교 교장이 과거 여교사를 성추행 했다는 의혹(본지 3월 18, 22, 23일 자 보도)이 뒤늦게 제기되고 있다는 내용 때문이다.

지난 2013년 피해 여교사는 당시 학생을 데리고 참가한 전국 대회에서 수상을 했고 이 소식을 들은 교장이 지인들과 함께 있는 술자리에 동승할 것을 권유했다. 첫 번째 술자리가 끝난 뒤 단 둘이 남게 되면서 가게 앞 벤치와 노래방 등에서 여교사의 신체를 만지는 등의 성추행이 일어났다. 여교사는 이후 교장을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고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이사장은 물론 교감, 고령교육지원청도 관여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 사건은 학교 안은 물론 학생들과 학부형의 귀에까지 들어갔었지만 그대로 잠잠해졌다.

그리고 3년의 시간이 흘러 학교 재단 이사회에서 교장의 중임을 결정이 나자 참다못한 이들이 ‘반기’를 들고 진실을 알려왔다.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인물이 다시 한번 더 교장의 자리에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정의감’이었다.

문제는 교장과 이사장은 물론 당시 조사를 했다는 고령교육지원청도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 근무했던 고령교육지원청 박양하 전 교육장은 이미 퇴직한 상태로 ‘이제 나와는 상관이 없다’ 식의 발뺌을 하고 있다. 당시 조사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호언장담하고선 보고서가 없다는 말에 말을 바꿨다.

‘학교가 문제 삼지 않아 무마했다’는 식의 태도도 문제다. 학교가 문제 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끼리 ‘쉬쉬’한 것이다. 2014년 12월 교장으로부터 부당한 보직해임을 당했던 교감은 해임되기 전인 그해 2월 ‘교장은 여교사와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법적 분쟁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여성회 단체와 동행해 사과문을 썼다’는 내용을 담은 학교 교사들의 탄원서를 이사장에게 제출했다. 탄원서에 서명한 교사들 역시 이 사건을 알고 있었고, 심지어 피해 여교사도 탄원서에 서명을 했다는 점을 이 글에서 밝힌다.

게다가 보직해임이 부당하다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과가 발표되자 2015년 공식 문서로 “여교사 성추행 문제가 있었다”고 다시 밝혔다. 고령교육지원청에서 제대로 조사를 하고 의혹을 해소했다면 이 같은 성추행 사건에 대한 문제제기가 학교 내에서 계속적으로 나왔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태가 이러한 상황임에도 학교의 실태를 파악해야 할 고령교육지원청은 ‘나몰라라’하고 있다. 당시 조사했던 이들은 다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거나 정년퇴임을 해 아무도 ‘책임’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교감까지 부당하게 해임하려 했었는데...지금 교사들도 '해고'에 떨고 있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이제는 경상북도교육청이 나서야 한다. 제대로 된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 내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 자생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없다면, 또 하급기관에서도 ‘나몰라라’하고 있다면 관리감독의 총 책임을 맡은 경상북도교육청이 지금이라도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교감을 이유 없이 부당하게 보직해임을 시키려 했었던 교장이 다시금 불거진 ‘치부’로 인해 학교 내 교사들에게 어떠한 압박을 가하고 있을지를 경북도교육청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영우 교육감에게 귀가 있다면, 해당 학교 교사들이 지금 겪고 있을 ‘협박’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할 것이다. 성추행 의혹만으로 끝날지, 또 다른 의혹들이, 문제들이 나올지는 감사를 해봐야 알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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