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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보루였던 농촌 인심, 불신만 남았다

지난달 9일 경북 청송의 한 마을회관에서 발생한 농약소주 사망과 관련해 수사중인 경찰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음독해 숨진 마을 주민 A(74)씨의 사인을 조사중이다.

농약소주 사건이 발생한 마을에 사는 A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께 자신의 축사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10시께 숨졌다. 같은 날 오후 2시에 경찰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경찰은 당시 마을회관에 있던 주민 13명과 그 가족 등을 상대로 탐지기 조사와 탐문수사를 벌이던 중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불과 5∼6시간 정도 앞두고 음독한 A씨가 조사와 관련해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과 비슷한 청송 농약 소주 사건에 이어, 조사를 앞둔 주민의 음독 자살 사건까지 발생했다.
 
농촌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이웃간 스스럼없이 드나들던 마을 회관에서의 범죄로 농촌에서는 지금 불신이 난무해져 있다.
마을회관이 범죄의 타겟이 되면서 마을 공동체마저 무너지고 있으며, 외부인에 대한 경계뿐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농촌에서는 대부분 마을 회관을 중심으로 여가, 친목도모, 공동 행사등을 진행해 왔다.
우리 농촌은 예부터 두레·품앗이 등으로 공동체 의식이 유달리 강했던 탓이다. 이런 마을회관이 문제의 장소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농촌 마을은 특히나 작은 시골 마을은 도시와는 또 달라 싫으면 안보고 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도시는 싫으면 옆집 앞집과 왕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다.
하지만 시골 작은 동네는 조상대대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살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서로의 사정을 대부분 잘 알고 있어 마을 사람들끼리 마주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폭좁은 대인관계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인간관계는 괴롭고 힘들 수 밖에 없다. 이런 사소한 감정들이 범죄나 사고들로 이어져 농촌생활이 점점 살벌해지고 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낫다’
시골 인심이 좋다는 옛말처럼 이웃과 따뜻한 말 한마디로 먼저 손을 내밀어 다가가는 인정이 더욱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도시에서 사람냄새가 그리워질 때 생각나는 농촌인심. 마지막 보루로 남겨 두고 싶은 농촌생활. 전설속이 이야기가 되지 않길 바래본다.

뉴스몰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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