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송된 무한도전의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2’에서는 젝스키스의 컴백무대가 방영됐다. 그 이후 젝스키스는 많은 화제를 모으다 대형 엔터테인먼트 YG와의 계약을 통해 새 출발을 시작했다. 90년대의 우상이었던 그룹 젝스키스가 컴백을 선언하면서 다시 한 번 복고 바람이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TV프로그램부터 영화, 창업까지 ‘복고 신드롬’

대중문화에서의 복고 열풍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다. 복고 열풍의 주역이었던 ‘응답하라 1988’부터 90년대 가수들의 무대가 펼쳐진 ‘무한도전-토토가1‘, 90년대 잊혀진 명곡을 다시 한 번 노래하는 ’슈가맨’, 옛날식 개그를 선보이며 복고 예능프로그램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신서유기’까지.

복고 열풍은 TV뿐 아니라 극장가도 사로잡았다. 90년대에 개봉했던 영화들이 사람들의 성원에 재개봉되고 있는 것이다.

▲ 사진/(왼쪽부터) 재개봉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향수'

반전 영화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유주얼 서스펙트’가 20년 만에 재개봉됐다. 또한 17년 만에 재개봉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누적 관객 10만 명을 돌파하며 재개봉 영화 중 역대 2위로 흥행했다. 그 외에도 개봉 30주년을 맞은 ‘영웅본색’과 ‘쇼생크탈출’, ‘피아니스트’, ‘향수’ 등 명작 영화들의 재개봉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3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에 진출한 재개봉 영화 편수는 107편으로, 총 개봉 영화 수 1천176편의 9%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4편에 그쳤던 재개봉 영화는 그 수가 점점 늘어 매년 2배 이상의 증가치를 보이고 있다.

▲ 재개봉 영화 편수

이 외에도 복고는 여행과 창업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한국관광공사는 ‘2016 봄 여행 주간(5월 1~14일)’에 가볼만한 곳으로 추억의 골목길, 예전 드라마 세트장, 근대사 여행 코스 등을 추천하기도 했다.

더불어 창업시장에서는 70~80년대 인테리어를 기반으로 한 포차, 만화를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만화카페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복고 열풍이 대중문화에 주는 영향

지난해 인기를 얻었던 TvN의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는 하루 종일 바삐 움직이며 많은 미션들을 행하던 기존의 예능과 달리 하루에 3끼를 먹는 단순한 영상을 방송했다. 이후 ‘삼시세끼’는 쉴 틈 없이 흘러가는 현 사회에서 현대인들에게 힐링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얻었다. 이에 삼시세끼를 연출한 나영석PD는 19일 시즌 3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불어온 복고 열풍으로 인해 대중문화에 감성적인 코드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캡처

대구가톨릭대학교 언론영상학과 박신영 교수는 “예전 시대와 현재 시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속도라고 볼 수 있다”며 “디지털화로 인해 현재 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때 생기는 허무함과 차가움으로 인해 예전 시대를 자꾸만 돌아보게 되면서 복고라는 문화가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교수는 “느리지만 따뜻하고 감성적인 복고라는 트렌드가 대중문화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TV나 사회에서도 무조건적인 재미와 발전보다는 개인적인 모습과 따뜻함을 많이 챙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복고 열풍은 사회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화평론가 진종훈 교수는 “복고 문화는 현재의 경기침체와 불황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향수와 편안함을 선물한다”며 “복고는 단순히 추억회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굉장한 위안을 주고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동기부여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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