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하반기 가격이 일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급증하는 가계대출 우려감에 7월 1일부터 모집공고하는 신규 분양단지에 대한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분양을 앞둔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분양가격이 인하되는 분위기다.

12일 부동산114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에서 10만6천122가구(임대 제외)가 신규 분양될 예정이다. 3분기 분양 예정(임대 제외) 가구 수는 서울 2만1천918가구, 경기·인천 4만6천396가구, 그 이외 지방 3만7천808가구다.

이는 분양물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의 10만6천190가구보다 68가구 적은 수준이다. 올해 전체 예정 분양물량(37만9천82가구) 대비 3분기 분양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7.99%다.

휴가철 비수기임에도 3분기(7∼9월) 분양물량이 쏟아지는 것은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앞당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은 최근 중도금 대출규제와 브렉시트 등으로 하반기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준공후 미분양 사태가 다시 불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7~2008년 당시에도 국내외 버블논쟁이 격화된 이후 글로벌금융위기 맞으며 매매가격과 분양가가 크게 떨어졌던 경험이 있다. 당시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한 고분양가 분양단지가 쏟아지면서 준공후 미분양 등이 크게 늘어난 사례가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오는 2017~2018년에는 90년대 이후 최대인 약 70만 가구의 입주가 예정된 상황이다”며 “KDI(한국개발연구원)와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초과공급에 따른 미분양 증가 등 향후 양극화가 심화될 부동산 시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대외 경기불안까지 겹쳐 있어 대출규제와 맞물려 분양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내 불안심리가 더 높아지기 전에 정부차원의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와 더불어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인 안배 노력들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노경석 기자  cavalry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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