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2시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찐빵골목. ‘대구 5대 빵집’ 중 하나인 ‘찐빵’을 맛볼 수 있는 이곳 찐빵골목은 항상 손님들로 붐빈다. 500m로 이루어진 이 골목에는 9개의 찐방집이 운영 중이다. 그 중에서는 이 골목에서 30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가 있다. 수십년간 변함없는 신조와 철학으로 손님들을 대하는 ‘호찐빵 만두나라’이다.

▲ 500m로 이루어진 이 골목에는 9개의 찐방집이 운영 중이다. 특히 이 골목에서 30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가 있다. 수십년간 변함없는 신조와 철학으로 손님들을 대하는 ‘호찐빵 만두나라’이다.

◆‘양과 질 모두 갖춘 저렴한 찐빵을 만들자’

‘호찐빵 만두나라’의 시작은 일반 빵집이었다. 1986년 지금의 그 자리에서 문을 열었던 ‘호성베이커리’가 원조. 직접 만든 맛있는 빵들과 도넛 등을 판매했던 호성베이커리는 동네에서 소신 있는 빵집으로 통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면서 속속 생겨나는 대형 프렌차이즈 빵집들로 인해 가게는 위기를 맞았다. 

호찐빵 만두나라 서노영 대표는 “아마 그때쯤 가창에 찐빵골목이 조성되기 시작했다”며 “호성베이커리도 당시 찐빵과 만두를 함께 팔고 있었던 터라 찐빵골목에 맞게 대표 메뉴를 바꿨다”고 말했다. 

메뉴 변경은 성공적이었다. 찐빵과 만두가 가게의 대표 메뉴가 됐고, 손님들이 계속 찾으면서 2004년 가게 이름을 지금의 ‘호찐빵 만두나라’로 바꿨다. 이후 다른 빵은 만들지 않았다.

‘호찐빵 만두나라’로 상호가 바뀐 뒤에는 전국 최고의 찐빵과 만두를 만들어야 한다는 마인드가 됐다. 호성베이커리 시절부터 지켜온 맛과 가격에 대한 정직함을 그대로 이어나간 것이다. 서 대표는 “찐빵과 만두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부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맛있는 찐빵과 만두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철학 덕분에 이곳 찐빵골목에서 ‘호찐빵 만두나라’는 유명세를 탔다. 특히 국내산의 재료로 만들어진 속이 꽉 찬 만두와 직접 쒀 만드는 팥 앙금이 가득들은 찐빵이 아주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각종 매체에 소개되는 등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메뉴 가격은 단 한 차례도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찐방 속의 팥 앙금의 양이 갈수록 늘어났다. 가게 관계자는 “이곳의 모든 메뉴는 10년째 2천500원(1인분)이다”며 “단 돈 2천500원이면 찐빵 5개 혹은 왕만두 5개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호찐빵 만두나라’의 인기 비결은 ‘믿을 수 있는 재료’이다. 이곳은 찐빵과 만두를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든다. 찐빵에 들어가는 팥 앙금부터 고구마 앙금, 호박 앙금, 만두 속 재료까지 모두 서 대표의 손을 거치는 것.

◆믿고 먹을 수 있는 재료 사용

‘호찐빵 만두나라’의 인기 비결은 ‘믿을 수 있는 재료’이다. 이곳은 찐빵과 만두를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든다. 찐빵에 들어가는 팥 앙금부터 고구마 앙금, 호박 앙금, 만두 속 재료까지 모두 서 대표의 손을 거치는 것. 

‘호찐빵 만두나라’의 직원은 “20명가량 되는 직원들이 만두와 찐빵의 모든 것을 만들어 바로 판매한다”며 “우리 가게는 이처럼 다른 유통 경로가 없다보니 메뉴의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믿을 수 있는 재료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결국 비용절감을 불러와 판매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불러온 셈이다. 

또 국내산 재료를 쓰면서 10년 째 같은 가격을 유지한 비결은 ‘똑똑한 재료 구입법’이다. 서 대표는 “찐빵과 만두에 필요한 재료들은 가장 맛있고 많이 나는 제철에 대량 구매해 손질 작업을 거친 뒤 1년간 냉동고에 보관해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일을 해내기 위해서 서 대표는 물론 이곳 직원들은 다른 곳 보다 할 일이 더 많다. 서 대표는 “대량 구매한 재료를 다듬는 날이면 가족부터 직원, 친한 동네 주민들까지 도움을 준다”고 웃으며 말했다.

◆신조의 경영철학 2대째 이어진다

이 같은 신조는 갈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호찐빵 만두나라’는 지난 2010년 1호점 인근에 2호점을 오픈한 것은 물론 약 920㎡ 규모의 공장을 설립했다. 

게다가 서노영 대표의 두 아들인 서호준, 서성우 부사장이 합심해 2013년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서 부여하는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까지 취득했다. 전국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 서노영 대표의 두 아들인 서호준, 서성우 부사장이 합심해 2013년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서 부여하는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까지 취득했다. 전국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서 대표는 “베이커리 개점 당시부터 지켜왔던 신조를 두 아들이 제대로 물려받을 것이라 믿는다”며 “맛있는 찐빵과 만두를 직접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원칙을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호준, 서성우 부사장은 “아버지가 평생을 바쳐 일궈온 이름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며 “앞으로도 아버지와 함께 더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한 연구와 공부를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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