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자주>

대구와 아프리카를 섞은 신조어 ‘대프리카’라는 단어가 탄생할 만큼 더위로 유명한 대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분지 지형으로 여름철 체감온도가 40도까지 오르기도 한다.

지난 22일 장마가 지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는 ‘대서’가 지나면서 더욱 무더운 여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대구의 경우, 최근 5년간(2011~2015)의 전국 지역 여름철 평균기온 분석 결과에서 30.62도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본격적인 여름이 아직 한 달여 남은 지금, ‘대프리카’ 대구에서는 굳이 도심의 더위를 벗어나 떠나지 않아도 색다른 여름나기를 할 수 있다.

‘더위의 도시 대프리카에 사는 시민들이 더위를 즐기는 법!’ 대구만의 별미 음식과 해변보다 더 특별한 명소, 무더위를 날려버릴 시원한 행사까지 모두 알아보자.

무더위 입맛 잡아주는 메뉴

본격적인 더위의 시작이라는 ‘대서’인 22일 오후 2시.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간 대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잊기 위해 여름 별미를 찾아 나섰다. 평소 ‘대프리카’로 불릴 만큼 여름 무더위가 유명한 대구에는 조금 특이한 여름 별미가 있다.

경상도에서는 예전부터 무더운 여름에 시들해진 입맛을 돋우는데 메밀묵채를 먹곤 했다. 새콤달콤한 장국에 부드러운 메밀묵을 가득 담아 한 그릇을 먹고 나면 속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든든해 절로 입맛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사진/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바로 새콤달콤한 장국국물에 굵게 채 썬 메밀묵을 넣고 잘게 썬 김치와 함께 섞어 먹는 ‘메밀묵채’이다.

경상도에서는 예전부터 무더운 여름에 시들해진 입맛을 돋우는데 메밀묵채를 먹곤 했다. 새콤달콤한 장국에 부드러운 메밀묵을 가득 담아 한 그릇을 먹고 나면 속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든든해 절로 입맛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메밀을 갈아 만든 앙금으로 쑨 묵인 메밀묵은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으로, 강한 자극을 주는 간은 없지만 매끄럽고 산뜻한 특유의 풍미로 입맛을 돋우는 별미 중 하나이다. 특히 찬 음식에 속하는 메밀은 체내에서 열을 내려주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배변을 용이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어 많은 땀을 흘리고 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에 딱 맞는 음식이다.

메밀묵을 가장 기본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인 ‘메밀묵채’는 굵게 썬 메밀묵에 따뜻한 장국국물을 붓고 송송 썬 김치와 쇠고기 등의 고명을 넣어 먹는 음식이다. 또한 메밀묵을 간장에 찍어 먹는 ‘메밀묵골패’, 메밀묵에 채소무침을 곁들여 먹는 ‘메밀묵무침’ 등이 있으며, 메밀피로 만든 메밀만두 등도 인기가 많은 음식 중 하나이다.

메밀묵을 간장에 찍어 먹는 ‘메밀묵골패’, 메밀묵에 채소무침을 곁들여 먹는 ‘메밀묵무침’ 등이 있으며, 메밀피로 만든 메밀만두 등도 인기가 많은 음식 중 하나이다. (사진/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여름 대표 별미인 ‘메밀묵채’, 대프리카에서는 색다른 메밀묵채를 먹을 수 있다. 바로 밥과 함께 먹는 ‘메밀묵밥’이다. ‘메밀묵밥’은 밥 위에 메밀묵, 김치, 오이, 구운 김 등을 얹고 멸치장국국물을 부어 먹는 밥으로, 양념장을 곁들어 먹는다.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는 50년 전통을 가진 묵밥집이 있다. ‘현풍 원조 할매묵집’은 밥을 가득 담은 양푼이에 메밀묵과 멸치육수, 각종 고명을 올려 판매한다. 메밀묵밥은 메밀묵채와는 다르게 밥과 함께 먹기 때문에 훨씬 든든한 한 끼 음식이다.

이외에도 대구에는 직접 만드는 메밀묵을 먹을 수 있는 ‘풍성손메밀묵집’과 ‘울엄마손메밀묵’, ‘원조할매묵집’ 등 많은 메밀묵집들이 있으며, 대부분의 가게에서 ‘메밀묵밥’을 함께 판매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더불어 일부 가게에서는 여름 한정 메뉴로 얼음을 동동 띄워 시원하게 먹는 ‘열무묵채’를 출시해 시원한 메밀묵채까지 맛볼 수 있다.

무더위에 지쳐 묵밥을 먹으러 왔다는 김진경(38·여) 씨는 “어린 시절에 무더운 여름이면 엄마가 멸치국물에 메밀묵을 넣고 김치를 송송 썰어 주셨는데 그렇게 먹는 ‘메밀묵채’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른다”며 “날이 덥고 입맛이 없을 때는 새콤달콤하고 부드러운 메밀묵채와 묵밥을 먹으면 꼭 입맛이 살아 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프리카’의 무더운 여름, 찬 음식만 찾아 먹기보다는 체내에서 열을 내려주며 시들어진 입맛까지 돋아주는 미지근한 국물의 건강한 ‘묵채’를 먹으러 가보는 건 어떨까.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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