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아름다운 물과 바다를 몸이 불편하고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아이들에게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올해 34살인 박정인 씨는 장애 및 저소득층을 위한 수상레저 봉사단인 ‘행복나눔레포츠여행봉사단’의 대표를 맡고 있다. 30대의 청년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재능기부에 나선 것은 즐거운 수상레저가 이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사진/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올해 34살인 박정인 씨는 장애 및 저소득층을 위한 수상레저 봉사단인 ‘행복나눔레포츠여행봉사단’의 대표를 맡고 있다. 30대의 청년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재능기부에 나선 것은 즐거운 수상레저가 이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어릴 적부터 워낙 물을 좋아했던 박 대표는 일찍 수상레저에 눈을 떴다. 대학교도 해양수상레저를 전공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 빠져있었다. 20살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증을 처음 취득한 이후 지금까지 그가 보유한 자격증만 총 14개. 스쿠버다이빙, 수상스키, 레프팅, 수상동력레저기구 조종면허 등 대부분 수상레저와 관련한 자격증이다.

본인의 재능을 살려 20대 때부터 제주도와 필리핀 등에서 수영강사로 활동했던 박 대표는 어느날 장애인들이 수상레저를 즐기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박 대표는 “어느 책에서 ‘스포츠가 장애인에게 신체적, 정신적 치료를 도모할 수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때 그는 장애인에게 수상레저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014년 마음이 맞는 주변 수상레저 강사들을 모아 ‘행복나눔레포츠여행봉사단’을 설립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장애인, 장애인가족들과 함께 레져활동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행복나눔레포츠여행봉사단은 수상레져 전문가들이 장애인과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상레저를 즐기고 가족들과 함께 몸과 마음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다.

행복나눔레포츠여행봉사단은 수상레져 전문가들이 장애인과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상레저를 즐기고 가족들과 함께 몸과 마음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 전국에서 유일한 단체다.

박 대표는 장애인 가족들도 봉사단에서 함께 즐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장애인들도 아픔이 너무나도 크지만, 장애인들의 가족 또한 말할 수 없는 상처가 크고 깊어요, 다 함께 수상레저를 즐기면 모두가 마음의 짐이 줄어들 수 있잖아요.”

하지만 봉사단의 활동이 녹록치 않아 박 대표는 항상 고민이 많다. 그는 “사비와 주변의 후원으로 봉사단이 활동하다보니 열악한 환경에서 행사를 진행할 때도 많아서 가끔씩은 참가해주신 부모님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며 “하지만 그 작은 행사조차도 너무나 좋아하시며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볼 때면 더 큰 봉사단이 돼서 대구뿐 아니라 전국의 장애인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정인 대표의 수영강습 및 활동 모습

박 대표가 봉사단을 더욱 활성화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장애인들의 ‘가능성’을 봤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비장애인의 강습에 비해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일이었지만 그곳에서 오는 뿌듯함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느껴졌다”며 “아직까지도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강습을 하다보면 장애를 가지신 분들 대부분이 오히려 더 쾌활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가르쳤던 장애인이 수영대회에서 수상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제가 수영을 가르친 지적 장애 학생들이 2014년에 ‘전국장애인어울림 수영대회’에서 몇 년간 수영을 해온 아이들을 제치고 금‧은‧동을 싹쓸이 했어요. 그때의 행복감이 우리 봉사단을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계기가 됐습니다.”

박 대표는 현재 이들을 위한 캠프장을 짓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바닷가나 캠프장, 스포츠센터, 호텔수영장 등의 시설을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여름에는 장애인들과 보육원생들, 저소득층 아이들이 바다 레프팅, 카약,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등을 체험하고, 가을‧겨울에는 민속놀이 체험, 농사체험 등이 가능한 캠프장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 캠프장을 통해 아이들은 활동을 통한 치료는 물론 재밌는 놀이치료, 동물매개치료 등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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