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가격 하락은 언제까지인가?’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34주 연속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단 한 차례의 매매가격이 오르지 않은 시는 서울시를 포함한 8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대구가 유일하다. 
한국감정원이 11일 발표한 ‘전국 아파트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8일 기준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1.40으로 지난주보다 0.11% 하락했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경북(-0.13%) 다음으로 높은 하락세다. 
이 같은 대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해 12월 7일 전주보다 0.01% 상승한 104.30을 기록한 뒤 12월 21일부터 34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단 한 차례의 보합도 없이 계속 아파트 매매 가격이 떨어졌다는 소리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2012년 5월 7일부터 ‘아파트 주간동향’을 발표해왔다. 대구는 처음 작성된 당시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해왔다. IMF와 글로벌경기 침체 등이 지나간 뒤 대구의 부동산 경기가 서서히 살아난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4년과 2015년 대구 지역의 부동산은 수천만원의 웃돈이 붇는 등 분양의 열기가 뜨거웠다. 이를 반영하듯 대구는 매주 평균 0.2%의 매매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있다. 분양 시장의 열기가 식어가면서 기존 아파트의 거래량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4월 4천149건에 달했던 대구 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계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9월 2천건대로 내려앉았다. 심지어 올 2월에는 아파트 매매가 1천건도 되지 않는 등 부동산 경기가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아파트실거래가격 가격지수를 살펴보더라도 지난해 10월 175.6을 기록한 대구 지역은 11월 2.35%가 하락한 뒤 올 4월(160.3)까지 계속 떨어졌다.

대구지역 아파트매매가격의 지난 1년간 지수 변동. (자료 : 한국감정원)

대구의 아파트매매가격 하락은 다른 지역과 비교하더라도 우려할 수준이다. 서울과 부산, 인천 등의 상승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구와 비슷한 광주시 역시 하락하는 가운데에도 올들어 4월까지 6번이나 상승한 바 있지만 대구는 연속해서 떨어졌다. 
현재 조선업종의 구조조정 여파를 겪고 있는 울산도 6월 20일 이후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8월 8일에는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인 100선이 무너졌던 세종시도 올해들어 상승세에 돌아서며 7월 11일 기준선인 100에 도달했다. 
2015년 10월 12일 100.1로 지난주보다 0.05% 상승을 끝으로 하락세로 일관해온 충북의 경우에도 12월 14일과 2016년 2월 8일, 5월 16일 주간아파트매매 지수는 보합을 보였다.
한국감정원 김효영 과장은 “지난해 말까지 이어졌던 대구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현재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게다가 올해는 아파트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줄고 공급이 넘쳐나는 구조가 되고 있어서 매매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지역에서도 구군별로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은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지역이 30주 이상 연속 매매가격이 하락한 반면 서구의 경우 올 5월 9일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14% 상승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5월 서구 프랜차이즈 골목이 개장하고 KTX 서대구 역사 건립 사업 등 여러 가지 부동산 경기의 호조가 몇건이 있었던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달성군의 경우 현풍 테크노폴리스 지역의 대대적인 분양이 진행된 뒤 급격히 가격 거품이 빠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11월 9일 102.1로 가장 높은 지수를 달성한 달성군은 이후 약 40주에 달하는 기간 동안 연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8월 8일 기준 지수는 98.9로 기준치인 10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북구의 경우 매매가격 지수의 하락폭이 가장 큰 곳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21일 105.1을 기록한 지수는 8월 8일 101.4로 조사돼 3.7의 차이를 보였다. 다음으로 달서구(3.6)가 매매가격 지수의 하락폭이 컸다. 
8월 8일 현재 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남구로 10.45로 나타났다. 조사 역사상 대구 지역에서 가장 많이 올랐던 지역 역시 남구였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7일 107.4를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구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분양 일정이 여전히 있는데다가 지역의 경기가 살아날 뚜렷한 지표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 규제 등 정부의 정책적인 면에서도 아파트 매매 건수가 늘어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거래가 적어지면 그만큼 시세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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