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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진설계 된 아파트 뜰까?', 부동산 '내진'이 새로운 화두로 급부상분양 홍보에 내진설계 앞세우고, 저층 건물 관심 상승해

대구경북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내진’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경주 지진 피해 이후 가을철 이사를 앞두고 내진 설계가 된 곳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가 하면 분양 홍보 시장에서 ‘내진’을 앞세운 마케팅도 나오고 있는 것.

올해 말 전세 기간이 끝나는 강모(38) 씨는 최근 경주 지진 이후 집평수를 줄이더라도 최신 아파트로 옮길 생각이다. 지은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가 내심 불안한데다가 자주 점검하는 엘리베이터가 비상시에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강씨는 “지난번 지진 때 가족들 모두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런데 지금 아파트는 내진설계도 전혀 안 돼 있다고 하니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려면 안전한 집으로 옮겨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경주 지진 이후 부동산에서 '내진'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 상가는 매매 전단지에 '내진설계'를 앞세웠다.

이달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경주 지역은 물론 지진 불안감에 휩싸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지진 피해가 거의 없었던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 등 건물에 대한 내진 설계는 2005년 이후부터 강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5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 내진 설계 현황 조사’에 따르면 준공된 국내 전체 주택 456만 8천851동 중 내진 성능이 확보된 주택은 31만 4천376동으로 내진율이 6.9%에 불과했다.

때문에 최근 너도나도 자신이 살고 있는 주거지가 내진설계가 제대로 돼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려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불안감을 틈타 분양 시장에서도 ‘내진’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칠곡 IC 인근 도로와 동천교 인근의 한 도로에 붙은 플래카드에는 ‘내진설계 1등급/고수익형 아파트’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도시철도 역 도보 5분’ 등 역세권을 앞세웠던 과거 플래카드 문구와 확연히 달라졌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진을 직접 겪은 사람들에게 고층 아파트는 아무리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내심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이러한 수요층을 감안했을 때에는 생활편의와 교통인프라 등을 이야기하기보다 ‘안전’을 앞세우는 마케팅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시장 역시 ‘저층’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지진 발생 시 탈출이 용이하고 무너졌을 경우 피해가 고층아파트에 비해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내진설계'를 앞세운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칠곡IC 부근 도로에 걸린 플래카드의 문구가 눈길을 끈다. 노경석 기자

‘활성단층’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이번 경주 지진 영향권이었던 부산의 경우 인터넷 상에서 활성단층 위에 지어진 아파트가 어떤 것인지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일어났다. 최근 일부 전문가가 “경주 지진이 난 양산단층도 위험하지만, 울산단층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또 매립지 위에 지어진 아파트는 위험하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단단한 암벽 위에 지어진 집에 비해 매립지의 건물이 지진 발생 시 피해가 크다는 전문가의 지적 때문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이 큰 만큼 당분간은 집값을 결정짓는 요소 중 내진설계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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