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16곳이 전략물자를 무허가로 수출하는 등 대외무역법을 위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홍의락(대구 북을)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전략물자 수출규정 위반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27일 이 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6년 9월 현재까지 16곳 대기업이 ‘무허가 및 허가내용과 다른’ 수출 등으로 총 19건 대외무역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16곳 대기업엔 일본계 대기업은 물론 공공기관도 포함됐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교육명령 14건(73.7%), 수출제한 5건(26.3%)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위반 187건 중 교육명령 108건(58%) 처분과 비교 시, 15% 이상 높은 수치다.

홍 의원은 “산업부가 대기업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 의원 측은 대기업의 수출품목을 문제 삼았다. 위반한 대기업은 모두 이중용도 품목(Dual Use Item)을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민간용으로 제조·개발됐지만 군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품목으로 군수품과 함께 전략물자를 구성한다.

S사가 대만에 수출한 실리코플로오나트륨의 경우, 고온 보일러 주위 시멘트의 첨가제로 쓰일 수 있지만, 화학무기 전구체로써 가공하면 독가스의 원료로 사용가능하다. 게다가 이 회사는 해당 품목을 허가 내용과 달리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D사가 일본에 수출한 ‘CFWP CORE’는 강철보다 강도가 높고 가벼운 재질로써 고속 회전체의 보강재로 쓰이지만, 핵우라늄 분리과정에 사용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P사가 베트남에 수출한 WAS는 소프트웨어의 일종으로 암호 해독 및 도청을 차단하는 통신장비에 사용될 수 있어 우려를 자아냈다.

이들 위반 기업의 상대수출국은 중국, 일본, 미국, 대만, 이란, 수단, 멕시코, 브라질, 터키, 나이지리아, 베트남, 인도, 버뮤다, 홍콩, 모로코, 스위스 등 다양했다.

홍 의원은 “단순한 기업의 실수 차원에서 보면 안 된다. 수출품목 모두 이중용도 사용 시 상당한 위험성을 지녔다. 처분을 강화하고 국가 및 산업안보 확립을 위한 산업부의 의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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