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나 성별 등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동일할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사이에 임금격차가 13%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24일 '임금방정식 추정을 통한 임금격차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직무나 성별 등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동일할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간의 임금 격차가 13%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디지털경제

한경연은 "현재 발표되고 있는 임금격차에 관한 수치는 단순 월 급여 수준으로 다양한 임금결정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수치"라며 "이번 연구는 임금결정 요인이 같다고 가정하는 '임금방정식 추정 방식'을 적용해 보다 정확한 임금수준 차이를 비교·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이번 연구에서 임금근로자 1천467만명의 근로시간, 급여, 연령, 경력 등의 정보가 담긴 고용노동부의 '2015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를 활용했다.

이에 따르면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의 자료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해 단순히 월급을 비교해 보면 정규직 급여는 월 319만원, 비정규직 월급여액은 약 157만원으로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급여수준은 49.2%로 나타난다.

그러나 한경연은 직무, 업종, 성별, 학력 등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동일한 상황에서 고용형태 차이에 따른 임금수준을 분석할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은 정규직 근로자의 87%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분석결과: 정규직임금 100 기준<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산업별로는 운수업과 건설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은 각각 정규직의 119.9%, 111% 수준으로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보다 더 높았다. 마찬가지로 농업·임업·어업의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 임금은 정규직의 108.5% 수준, 교육서비스업은 105.4%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경연 우광호 부연구위원은 “개인의 다른 특성이 동일한 경우, 건설, 운수, 교육서비스업은 업장에 소속돼 일하기보다 특정일의 완성 및 업무 단위 계약을 통해 개인능력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의 경우 여성은 남성의 78% 수준으로 추정됐다.

남녀 임금 분석결과: 남성임금 100 기준<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산업별 남성대비 여성임금 수준은 예술, 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이 90.2%로 가장 높았고, 이어 부동산업 및 임대업 89.6%, 숙박 및 음식점업 88.5%, 교육서비스업 87.5%,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85.9% 순으로 나타났다.

우 부연구위원은 “일의 결과가 성별에 따라 큰 차이가 없는 특성을 가진 산업 즉, 예술스포츠, 부동산임대, 숙박음식, 교육서비스 산업의 경우 여성임금과 남성임금 간의 격차가 크지 않다”며 “임금방정식을 적용해 임금수준을 추정할 경우 남녀간의 임금격차는 22% 수준으로 2014년 OECD가 발표한 남녀 임금격차 수치인 36.7%보다 낮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300인 미만 사업장의 55% 수준으로 조사됐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대비 3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임금수준이 가장 높은 산업은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산업으로 87.6%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편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는 고졸이하 근로자의 임금수준이 대졸이상 근로자의 75% 수준으로 추정됐다. 또 근속년수별로는 30년 근속 근로자 임금수준은 1년 미만 근로자보다 약 2.5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근속에 따른 임금상승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 부연구위원은 "기존에 발표된 임금격차 수치는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비교치로 집단 간에 임금격차가 실제보다 과장돼 있다"며 "사회갈등과 위화감을 조장하는 등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임금정보가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윤혁 기자  jang@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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