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가 열리는 대구 엑스코에는 오전 10시부터 많은 사람들이 박람회장에 들어섰다. 이후 박람회가 시작된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박람회장의 절반은 신세계에 채용하기 위해 줄을 선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은 대부분 신세계 채용을 준비해온 취업준비생으로, 이날은 신세계의 정식 채용과 면접이 없음에도 몇몇은 이력서와 3장 분량의 자기소개서까지 준비해 면접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세계가 대구 진출을 앞두고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열었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구 지역의 취업난 해소를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 고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몰렸지만 행사 주최자인 신세계 기업의 채용은 전무했던 것. 

이날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1천 명 이상의 대규모 채용은 대부분 지역 강소기업 또는 신세계그룹 파트너사에 그쳤다. 신세계 브랜드 파워를 믿고 양질의 일자리를 찾았던 구직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세계 인사담당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신세계 채용에 대한 설명과 상담만 이뤄질 뿐 정식 면접과 채용은 신세계 채용사이트를 통한 공식 접수만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곳을 찾은 취업준비생들 상당수는 현장채용까지는 아니더라도 원서접수 등은 할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있었다. 

25일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신세계그룹 지원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하지만 정작 면접이 아닌 단순 상담에 그쳐 참가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장의근(28) 씨는 “신세계 채용 박람회라고 해서 신세계 채용을 볼 줄 알고 며칠 전부터 준비해서 왔는데 와보니 신세계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만 채용을 한다고 했다”며 “이력서조차 받지 않는다기에 면접과 채용은 접어두고 개인 상담만 이라도 받아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행사장에는 이력서 작성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둔 것은 물론 입사원서 제출용 서류 등을 뽑을 수 있는 장비들도 갖췄지만 정작 필요한 곳에는 사용하지 못했다. 허탕을 친 구직자들은 '소리만 요란했다'는 반응이다. 

김모(27) 씨는 "신세계가 열린다고 언론에서 하도 이야기 하기에 엄청난 채용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였다"며 "신세계가 이미 백화점 직원들은 상당수 뽑았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오늘 채용이 없는 것을보니 그 소문이 맞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최되는 채용박람회에서는 신시계그룹의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신세계푸드, 에브리데이리테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 5개 기업을 포함해 금강, 아이올리, 미래비엠 등 37개 협력사와 세신정밀, 성진포머 등 대구지역 중견기업 19개까지 총 61개의 기업이 참여해 1천명 이상의 정규직을 채용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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