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0시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가 열리는 대구 엑스코(EXCO)에는 수많은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말끔한 정장차림의 청년들은 손에 이력서를 담은 가방을 들고 곳곳을 돌며 어느 기업에 지원할지를 고르고 있었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도 채용박람회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고 있었다. 나수진(18) 양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곧바로 취업하고 싶은데 기왕이면 신세계에 하고 싶다”고 말했다.

25일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 현장에 수많은 인파들이 몰렸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국내 최대 규모의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완공을 앞두고 열린 대규모 채용박람회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지역의 구직자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붐비는 부스가 있는 반면 한산한 곳도 있어 호불호가 갈렸다.

◆남녀노소 나이불문, 대구의 취업난 속 구직자 대거 몰려

이날 오전 10시~오후 5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신세계그룹의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신세계푸드, 에브리데이리테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 5개 기업을 포함해 금강, 아이올리, 미래비엠 등 37개 협력사와 세신정밀, 성진포머 등 대구지역 중견기업 19곳 등 총 61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박람회는 채용을 비롯해 취업상담, 이력서용 사진촬영, 면접 특강, 입사지원서 작성 방법 등을 진행했으며, 대구 출신의 양준혁 해설위원과 커리어넷 사업본부장 조지연 이사, 이미지컨설턴트 전문 강사인 김현지 강사의 특강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오전 11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엑스코를 찾아 큰 관심을 끌었다. 정 부회장은 개막식 축하 인사에서 “이번 채용박람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하는 채용박람회로 구직자는 원하는 일자리를,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찾을 수 있는 상생 채용의 장”이라며 “또한 청년은 물론이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린 다양한 채용의 기회로 구직자분들과 기업의 대표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두 '진'의 만남25일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권영진 대구시장.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이날 박람회에서 신세계와 파트너사는 총 1천명 이상의 정규직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을 미리 접한 대구경북 지역의 구직자들은 일찍부터 현장을 찾았다. 특히 아직 취직을 하지 못한 구직자뿐 아니라 신세계라는 대기업에 관심을 보인 직장인들도 있었다. 현재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이민호(29) 씨는 “마침 휴일이라 채용박람회를 찾았는데 너무 많은 인파에 대구의 취업난을 실감하고 있다”며 “현재 직장이 있긴 하지만 워낙 적은 보수와 좋지 않은 근무환경 때문에 이직을 준비하고 있어 이곳에서 좋은 기업에 채용이 된다면 이직할 생각이 있다”고 털어놨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들부터 자식들을 출가시킨 후 제2의 인생을 찾고 있는 중년들도 현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김은지(18), 송혜원(18) 양은 “요즘 고등학교 3학년에게 취업은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인데, 졸업을 앞두고 취업에 고민하던 중 채용박람회가 열린다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연말에 생기는 신세계백화점에 꼭 취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곧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딸아이를 둔 신정희(46·여) 씨도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신 씨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전업주부로만 살다가 이제 아이도 다 커서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왔다”며 “2-3곳 정도 면접을 봤는데 꼭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익부 빈익빈, 대기업에 몰린 구직자들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신세계와 파트너사들의 기반인 서비스업 직종과 함께 대구지역의 제조업 직군까지 채용할 예정이었다. 판매, 상담, 외식, 바리스타, 상품 코디네이터, 주차, 시설 관리 등 다양한 직무에 걸친 채용이 이뤄졌다.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단연 인기를 끈 곳은 신세계 부스였다. 수많은 구직자들이 몰려 끝없는 줄이 이어졌지만 정작 이자리에서는 면접과 원서접수 등 채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하지만 신세계의 채용은 이날 진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이들이 모인 곳은 ‘신세계’ 부스였다. 정식 면접과 채용을 하지 않았지만 오전부터 개인 상담을 받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줄이 계속 이어졌다. 신세계 인사담당자는 “워낙 대기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파는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더 많은 구직자들이 몰린 것 같다”며 “오늘은 개인 상담만 진행을 하고, 정규채용은 토요일 오후 6시까지 신세계채용 사이트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 구직자들은 신세계 채용박람회라는 이름을 걸고서 정작 신세계는 채용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한 신세계와 신세계 파트너사, 스타벅스 등의 기업은 많은 구직자들로 북적였지만 그에 반해 구직자들이 찾지 않아 한산한 부스들도 눈에 띄었다.

25일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여성의류브랜드 아이올리는 이날 채용박람회를 통해 총 6명의 정규직원을 뽑을 예정이다. 아이올리 사업부영업팀 강이오 과장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이라 오전까지 4명의 구직자가 면접을 봤다”며 “대기업만 찾기보다는 내실 있는 중소기업을 찾아 면접을 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면적 29만 5천여㎡에 지하 7층, 지상 9층 규모의 대구복합환승센터 공장은 현재 92%까지 완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철도(KTX)와 고속터미널, 컨벤션센터, 영화관 등을 갖춘 복합 문화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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