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8년차인 김모(36) 씨는 얼마전 한 부동산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좋은 땅이 있어 구입해보는 것이 어떻냐는 전화였다. 김 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된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무작위로 전화를 돌려 부동산에 관심있는 투자자를 찾는 방법이라고 설명하더라"며 "전화로 대충 들었는데 꼼꼼히 얘기를 하기에 한번 사무실에 직접 들러서 서류를 보면서 투자를 고민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업계의 '텔레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해 돈을 묵혀두는 고객을 찾아내기 위한 '텔레 마케팅'이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대구 반월당에 위치한 대광부동산은  4년여 전부터 전북 정읍시의 땅 일부를 매입,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단골을 위주로 판매했던 방식에서 최근에는 전화로 일일이 고객을 찾는쪽으로 전환했다. 이곳 직원은 "지난해부터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적금보다 수익률이 높으면서 다소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이들이 우리의 잠재적 고객"이라며 "이들을 일일이 찾을 수 없기 때문에 10여명의 직원들이 무작위로 전화를 돌리면서 투자에 관심 있는 손님들을 골라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무작위 텔레 마케팅이 괜한 헛수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업계에서는 나름 '검증'된 방법이라고.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인터넷이 발달해서 요즘은 왠만한 아파트나 상가, 건물 매매에대한 정보는 고객들에게도 빠삭하다. 그만큼 중개업자의 역할이 줄어들었지만 '땅'에 대한 정보는 일반인이 접하기 힘들다"며 "결국 땅에 관심있는 고객을 찾는 방법으로 '전화'가 나름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업계에서는 많이 들린다"고 말했다. 

실제 대광부동산은 텔레 마케팅을 통해 공장을 지으려던 한 사업가와 접촉에 성공, 20억원의 땅 투자를 성공시켰다. 부동산 측은 "한번 텔레 마케팅으로 땅 매입에 성공한 고객은 단골로 등록이 되기도 한다"며 "최근 회사를 옮겨 분점을 냈을 정도로 성과가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텔레 마케팅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믿을 수 없는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을 현혹시키기도 한다는 것. 또 일부 부동산은 무작위 전화가 아닌 불법적으로 확보한 개인정보 등을 이용한다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한 땅 투자자는 "땅이라는 것은 직접 보고, 서류도 꼼꼼히 살편 뒤에도 좀 더 검토하고 매입해야 별 탈이 없다"며 "전화를 받으면 무조건 다 믿지는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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