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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택조합의 폐해>무단용도변경한 건축물에서 조합원 모집건축법 위반한 곳에서 조합원 모집하면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어

‘불법 장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역주택조합원 모집’

대구 서구의 한 지역주택조합사업이 사업승인이 나기도 전에 불법적으로 모델하우스를 주택홍보관으로 사용,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어 사업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사업승인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홍보관을 일반 아파트 모델하우스 처럼 내부 인테리어를 꾸미고 그대로 지어질 것처럼 홍보하고 있어 조합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대구 달서구 감삼역 인근에 자리한 ‘동양파라곤’ 아파트 주택홍보관. 안으로 들어서자 관계자가 맞이하며 지역주택조합 홍보관이라고 설명했다. 한 모집원은 “안쪽 평형별 모습을 보면 이 아파트가 정말 설계를 잘 했다고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84㎡에 들어서자 이 관계자는 “거실 벽은 타일로 시공하고 안방 천장에는 시스템 에어컨이 들어선다”고 실제 이 모습 그대로 지어질 것처럼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가칭)내당3지구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주택홍보관이다. 지역주택조합이 사업승인 이전에 견본주택을 주택홍보관으로 이용하는 것은 엄연한 건축법 위반이다. 가설건축물로 지어진 모델하우스를 견본주택이 아닌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모집과 주택홍보관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건축물은 당초 한 지역 업체가 아파트 사업에 사용할 용도로 만들었다. 하지만 아파트 사업을 접으면서 건물을 지역주택조합 측에 넘겼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이 용도변경도 없이 사용하면서 불법이 됐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무단용도변경 사례”라며 “지역주택조합이 사업 승인 이전에 모델하우스를 이용해 조합원을 모집하는 것은 건축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주택조합이 주택홍보관이 아닌 가설건축물인 모델하우스를 사용하려면 주택조합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역주택조합 사업 특성상 사업계획 승인이 나기 전에는 설계와 자재, 인테리어 등이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서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일반 아파트 사업의 경우 모델하우스와 동일하게 짓는다. 때문에 모델하우스에서 청약자들이 꼼꼼하게 살피고 완공 이후 계약 조건이 바뀌지 않았는지를 두고 법적 분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은 사업승인이 나기 전까지는 조합의 의견은 물론 업무대행사의 일의 진행 등에 따라 조건이 다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승인전에 모델하우스처럼 동일한 내부 구조를 갖추고 이를 홍보하면서 조합원을 모집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려면 조합원 50% 모집과 지주 80%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또 총회를 열고 각종 정관 등을 갖춰야 조합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당3지구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다음 달 조합 총회가 예정돼 있을 뿐 정식적으로 조합설립인가도 받지 못했다. 

때문에 정확한 사업계획도 마련되지 않은 지역주택조합이 '아파트를 이렇게 짓는다'고 보여주는 모델하우스를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게 구청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해당 건축물을 관리 감독하는 달서구청은 지난 7월 시정통보를 내린 데 이어 최근 과태료부과를 예고했다. 과태료 부과 사유는 ‘무단용도변경’이다. 구청 측은 "과태료 부과 이후 시정되지 않으면 1년에 2차례씩 계속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다"며 "2번이면 2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건축법을 위반한 곳에서 조합원 모집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해당 지역주택조합 사업 부지의 관할인 서구청 관계자는 “조합원 모집 자체에는 법을 위반한 점은 없다”며 “하지만 불법건축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여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법 위반으로 달서구청으로부터 과태료 처분 예고를 받은 (가칭)내당3지구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주택홍보관. 외관상으로는 일반 아파트의 견본주택처럼 보인다. 사진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지역주택조합이 ‘사고뭉치’라는 점에서 불법 건축물을 계속해서 이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시민은 “과태료를 부과하면 그것도 결국 조합 사업비에서 나가는 것 아니냐”며 “분담금을 낮춰 일반 아파트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지역주택조합의 장점인데 이런 식의 불법에 주먹구구식 사업으로 진행하면 주택 구입비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과태료 처분이 계속되면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부담금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 전문가는 "통상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조합원의 분담금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가 설계 변경이나 과태료 등 갑작스러운 예산 지출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이번 과태료 건도 조합사업 예산에서 나가지 않겠느냐"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불법적으로 건축물을 이용해 조합원 모집에 나서는 것에 대해 업무대행사 측은 뚜렷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업무대행사 사무실 관계자는 “타 지역의 본사가 건축물 매매에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어 어떤 과정에서 불법이 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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