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 화재로 상인들은 모처럼 활기를 찾은 시장이 연말 대목을 앞두고 ‘화마’(火魔)를 만났다며 어두운 얼굴이었다.

30일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 화재로 상인들은 모처럼 활기를 찾은 시장이 연말 대목을 앞두고 ‘화마’(火魔)를 만났다며 어두운 얼굴이었다.

이날 오후 3시 서문시장은 여전히 화재가 진압되지 않은 상태였다. 동산상가와 주차장 사이 4지구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소방관들이 계속해서 연기와 싸우고 있었다. 하늘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상인들은 하염없이 바라보며 발을 굴렀다. 건물 내부가 모조리 타버린 4지구는 형채를 알아보기 힘든 상태였다. 상인들로서는 삶의 터전이 사라저버린 셈이다.

4지구 외 상인들도 이번 화재를 지켜보며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카페 ‘탑프레소’ 이수정(36·여) 대표는 “요즘 서문시장이 야시장 때문에 활기를 찾고 사람들도 많았는데 오늘 발생한 불이 그 모든 걸 앗아가는 것 같아 속상하다”며 “특히 4지구 상인들은 죽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12월 발생한 2지구 화재 당시 피해 상인은 또 다시 화재가 일어난 것에 대해 관리 부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장기섭(68) 씨는 “주변 상인들에게 경비가 새벽에 자다가 불이 난 후 한참 뒤에 깼다는 소리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관리가 철저히 됐다면 이렇게 큰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서문시장이 대규모의 시장인 만큼 보안이나 경비에 좀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점검을 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서문시장은 여전히 화재가 진압되지 않은 상태였다. 동산상가와 주차장 사이 4지구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소방관들이 계속해서 연기와 싸우고 있었다.

새벽부터 화재로 인해 4지구 외 상인들도 손님을 맞이하지 못했다. 형제상회의 상인은 “예전 2지구가 불이 났을 때 엄청 피해를 입었는데 이번에 또 불이 나서 하루 종일 장사를 못했다”며 “수산물은 하루만 건너도 상해버리기 때문에 저녁에라도 팔아보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목을 앞두고 있어서 피해가 훨씬 클 거다. 4지구는 안에 한복부터 옷, 침구 등의 천 같은 걸 많이 파니까 많이 쟁여놨을텐데 이렇게 불이 날 줄 누가 알았겠나”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는 서문시장 4지구의 화재 진압이 종료되면 피해 상가에 대한 철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피해 상인들을 위한 대체 상가 확보, 경영안정자금 보증 지원, 각종 세제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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