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받아서 구입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좀 불안해서 회원권을 팔려고 해요.”

지난 14일 대구 신세계 백화점이 정식 오픈을 하루 앞두고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나는 등 안전사고 위험성이 불거지자 일부 시민들이 대구 아쿠아리움 연간회원권을 되파는 등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대구 지역 한 육아 커뮤니티에는 최근 대구 아쿠아리움 연간회원권을 판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이에 대해 한 회원이 판매글이 많은 이유를 묻자 ‘건물이 무너질까봐 불안해서’라는 댓글이 연이어졌다.

대구 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대구 신세계에 대한 불안감을 보이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캡쳐화면

대구 신세계 측은 아쿠아리움이 국내 최대 높이에 자리한 시설이라며 홍보했지만 오히려 ‘불안감’을 키웠다는 것. 국내 백화점 최초로 들어서는 아쿠아리움은 연면적 5천280㎡(1천600평) 규모에 달한다. 엄청난 수조의 물 무게를 버틸 수 있는 시설이 아니면 상층부에 아쿠아리움을 짓기는 어렵다.

실제 제2롯데월드의 아쿠아리움은 지하에 자리했지만 누수가 발생, 정부까지 나서서 정밀조사를 벌인 바 있다. 최고층의 아쿠아리움에 누수가 발생할 경우 백화점 건물 전체에도 피해가 갈 수 있는 구조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 측은 약 2천톤의 수조무게를 버틸 수 있는 특수자재와 6.5규모지진도 견뎌내는 내진구조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조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설치한 아크릴판의 균열 발생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설계에는 이상이 없지만 막상 오픈 이후 현장에서는 ‘변수’가 발견될 수 있어서다. 이는 과거 신세계가 부산센텀시티에 건립한 아이스링크의 누수 과정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 2009년 부산센텀시티는 최초로 백화점과 아이스링크를 결합시켜 부산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여름철 투명 천장으로부터 들어오는 복사열과 아래층 조리시설의 열기로 인해 아이스링크의 물이 일부 녹아 한동안 운영을 정지한 바 있다. 신세계 측은 설계 당시에 이 같은 ‘변수’를 계산하지 못했다.

이 같은 과거 사실들로 인해 시민들은 대구 신세계의 빠른 완공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 한 시민은 “어디에서나 설계 상에는 만전을 기했다고 할 것”이라며 “제2롯데월드도 안전을 무시하진 않았을 것이다. 대구 신세계는 복합환승센터도 같이 있는 대형 구조물로서 안전과 교통체증에 대한 불안을 다 없애고서 오픈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15일 개장 첫날 인근 상인들은 대구 신세계를 향해 “아직 건물 안은 먼지가 가득해 청소 용역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며 “손님들도 먼지를 뒤집어쓰지 않게 모자와 마스크를 꼭 하시라. 건강에 위험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대구 신세계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이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경제 DB

실제 대구 신세계 백화점 이외 복합환승센터 내부는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인테리어 마감이 부실해보이는 곳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한 시민은 “대구시와 시민 입장에서는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오픈해 교통도 편리해지는 것이 우선인데 신세계는 단순히 백화점만 완벽하게 짓고 돈 버는 것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식 오픈 전인 14일 오전 에스컬레이터 고장이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대구 신세계는 15일 오픈 당일 1층에서부터 3층까지 에스컬레이터에 직원들을 배치해 한꺼번에 고객이 탑승하지 않도록 했다. 앞서 본지 측에 신세계 관계자는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탑승해 하중이 쏠리면서 안전장치가 작동했다”고 설명하면서 스스로 많은 인원이 백화점에 몰리면 에스컬레이터 고장이 잦아질 수 있다고 밝힌 꼴이 됐다.

김지은 기자·노경석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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