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이 극심해지는 가운데 대구 중구 시청 일대에 '대한민국 박사모 대구본부'로 추정되는 이들이 불법 현수막을 내건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대구시 중구 중앙네거리에서부터 공평네거리, 시청네거리에 이르기까지 가로등 게양대에는 '반역언론 폐간하라', '반역국회 해산하라', '종편언론 폐쇄하라' 등의 내용과 태극기가 그려진 깃발이 수십개 걸렸다. 깃발 밑에는 '대한민국 박사모 대구본부'라는 명칭이 선명하게 인쇄돼 있었다. 

26일 오전 대구 시청 인근 가로등 게양대에 '박사모'가 불법으로 게시한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중구청은 이를 불법현수막으로 판단, 강제철거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 밝혔다. 사진-=독자 제보

중구청에 문의한 결과 해당 깃발은 엄연히 불법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길거리 가로등의 게양대는 일반인이 임의로 광보물을 게시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구청에 공문을 전달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항"이라며 "박사모 대구본부로부터 어떠한 공문을 받은 적이 없다. 불법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구청은 현장을 점검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구청은 해당 깃발을 불법현수막으로 보고 철거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불법현수막으로 판명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도 있다. 

더구나 공공장소에 공공기물을 자신들 임의로 사용한 것에 대해 시민들의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를 본 한 시민은 "대구가 보수 지역이고 여전히 일부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편을 들 수는 있다지만 이런 식으로 공공장소에 불법적으로 홍보물을 게재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자신들이 하면 다 옳다는 식의 생각이 가장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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