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8개 구·군 및 교육청들은 지방선거비용을 대느라 서민 생활 안전과 관계된 각종 사업이 난항을 겪는다. 대구시의 6·4지방선거관리 비용이 역대 최고액인 430여억원에 이르며 경북도 및 24개 시·군과 경북도교육청도 7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중앙 정부에 의존한 채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감안한다면 부담이 지나치다.

대구경북 기초단체의 재정부담은 선거비용만이 아니다.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을 대느라 제대로된 사업한 번 하지 못한다. 대구시가 올해 중앙정부에서 지원받는 교부세액은 지역 부동산경기 활황에도 불구 취·등록세 감세 등으로 인해 전년보다 오히려 300억원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기초노령연금 확대 시행 등으로 인해 복지예산이 처음으로 투자예산의 50%를 넘어선다고 한다.

지자체들이 지방선거비용 부담이 급증한 데는 지난 2004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잘못한데서 비롯됐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비용은 국가가 부담하지만, 광역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등을 뽑는 지방선거 비용은 지자체의 존립을 위한 고유사무라는 이유로 선거비용 전액을 지자체가 부담토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한 것부터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다. 대구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국비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그런 불합리를 일부나마 시정하고자 함이다.

지방정부의 재정상황이 심각한데도 안전행정부 등 정부부처와 중앙 정치권은 현행 공직선거법에 명시된 ‘법정비용’과 함께 ‘교부세’ 지원을 이유로 대구시를 비롯 전국 지자체의 지방선거 비용 국비지원 요청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으니 이는 바람직한 처사가 아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선거관리 비용은 시교육청의 경우 교육부에서 100%, 대구시 및 8개 구·군은 행안부 등에서 교부세 명목으로 80%가 지원된다고 하지만 실제 선거관리 비용은 대구시 등 각 지자체에서 부담하고 있다. 더군다나 시가 편성한 올해 지방세 수입은 전년대비 3.9%(685억원) 증가애 불과한데 세외수입은 16.4%(293억원)나 감소했을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다. 지방의 실정을 꿰뚫어 보고 있을 중앙정부가 지자체 재정상황을 고려한 특별지원만이 지자체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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