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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 이 점포] 소풍을 파는 가게 ‘그린페이스 카페’‘두류공원’ 테마로 관광 상품 개발, 한 때 주말엔 500명 대기 줄
그린페이스 카페 김희규 대표가 일제강점기 위안부 이용수 할머니에게 ‘특별한 소풍’을 선물하고 있다. 그린페이스 카페 제공

‘소풍’(逍風)은 한자 뜻대로 바람을 쐬는 일이다. 개화기 때는 ‘멀리 걷는 일’이라 해서 ‘원족’(遠足)이라고 불렀다. 소풍이 아이들에게 특히 즐거웠던 이유는 아이스케키, 풍선, 사이다, 장난감 장사가 같이 따라갔기 때문이다. 또 전체 학생이 모인 자리에서 펼쳐지는 장기자랑이나 보물찾기는 모름지기 행사의 꽃이었다.
어른들의 동경이자 향수인 소풍은 상품성이 있어 보이지만 막상 마케팅으로 구체화하기엔 막연하고 그에 따른 어려움이 많다. 이런 인간의 유희, 오락 수단인 소풍을 문화 비즈니스 영역으로 끌어들인 사람이 있다. ‘그린페이스 카페’의 김희규 대표다. ‘동화 속 소풍을 파는 가게’를 캐치프레이즈로 소풍을 ‘문화 산업화’ 하고 있는 김희규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소풍’ 테마공간으로 두류공원 선택=두류공원 밑자락에서 태어나 성장한 김 대표에게 두류공원은 그의 모태 같은 곳이다. 처음 소풍 콘셉트를 구상하고 제일 먼저 떠올린 공간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두류공원이었다.
7년 동안 두류공원 소풍 테마를 놓고 무엇을 담을지 고민했다. 여럿이 지혜를 모으니 막연하던 아이템들이 하나씩 구체화되어 갔다.
첫 번째 아이템은 ‘동화 속 소풍 패키지’로 숲속에 동화 속 판타지를 선물하는 상품이다. 커다란 동물인형, 화환, 과일바구니, 코스프레 의상을 대여해 관광객들이 숲속에서 동화나라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물론 기본 소품 외 과일, 과자, 음료, 헬륨풍선, 비눗방울, 놀이기구도 패키지로 구비되어 있다.
두 번째 아이템은 ‘1688 조선 두류’라는 상품이었다. 300년 전 두류공원에 소풍을 왔던 선조들을 콘셉트로 관광객들에게 한복과 전통놀이 도구(연·제기), 전통 음식, 소품을 대여해 주는 기획이었다.
소풍의 큰 틀이 짜지자 다양한 응용과 외연 확장에 나섰다. 두류공원과 야외음악당, 이월드, 83타워, 문화예술회관으로 공간을 넓혔고, 타지 관광객들을 위해 갓바위, 동화사, 불로동고분군, 화원유원지, 비슬산, 약령시, 모명재, 남평문씨 세거지까지 일정에 포함시켰다.
‘대구 두류공원에 가면 독특한 것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자 2018년 무렵부터 가게 앞에 관광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봄, 가을 주말엔 손님들이 500명씩 물려 들었다. 평일에도 알바생을 써야 할 정도로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줄을 섰다.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소풍 테마 패키지’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

◆문화관광부, 대구시 관광 공모 당선=봄, 가을이면 가게를 칭칭 감는 관광객들에서 상품성을 확인한 김 대표는 여행상품과 테마를 하나씩 정리하며 체계화해 나갔다. 막상 마케팅, 비즈니스로 연결하려니 막막했으나 카테고리를 세분화하면서 콘텐츠로 구체화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정리된 여행콘텐츠는 각종 공모, 콘테스트의 수상으로 연결됐다. 2018년 제9회 관광벤처사업공모전에서 김 대표는 ‘동화 속 소풍을 파는 가게’로 응모했다. 첫 공모에서 ‘초기 관광벤처기업’으로 지정돼 김 대표는 정부로부터 관광상품, 서비스 개발, 홍보·판로개척 등을 지원 받았다.
이듬해 열린 ‘대구시 관광상품공모전’에서는 최우수상을 차지했고 대구시 4차산업혁명 청년체험단으로 선발되어 라스베가스 CES박람회 파견 실리콘밸리를 견학하기도 했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공모한 ‘로컬크리에이터 선발사업’에 응모해서 높은 경쟁을 뚫고 대구 ‘로컬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었다. 중기부는 심사평에서 “우범지대였던 두류공원을 동화속 소풍의 장소로 변모시키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김 대표는 이제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풍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 에 있다.

그린페이스 카페에 진열된 다양한 소품들.

◆소풍 테마로 인류에게 유익한 봉사=각종 공모 수상에 힘입어 인기가 이어지자 2018년 전국에서 가맹점 문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전국 약 50군데 여행 관련 업체에서 문의가 있따랐다.
“만약 제가 사업에 목적 있었다면 그때 체인점 대표가 되었겠지요. 저는 아직은 사업 보다 소풍 문화 확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선은 지금 계획하고 있는 여행, 소풍 플랫폼 구축에 전념할 생각입니다.”
현재 김 대표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소풍 유튜브’다. 국가, 지역 사회에 봉사한 분들을 초대해 그분들에게 ‘특별한 소풍’을 선물 하는 콘텐츠다. 이제까지 일제강점기 위안부 이용수 할머니, ‘영자네 유기견보호소’ 최영자 씨 등이 그린페이스 초대를 받아 ‘특별한 소풍’을 선물 받았다. 특히 이월드 에서 진행된 이용수 할머니 소풍은 영정사진 촬영을 겸한 것이어서 지역의 많은 사회단체에서 관심을 갖고 시간, 비용과 재능을 기부해 컬래버로 진행됐다.
사실 김 대표의 이런 모든 사업은 아직은 돈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 19 사태가 가장 큰 방해꾼이기도 하지만 콘텐츠 자체가 크게 상업성이 보장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사업에 대표가 열정을 기울이는 이유는 ‘소풍’ 이라는 상품이 우리에게 휴식과 재충전을 보장 하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소풍하면 내려놓음, 쉼 , 휴식, 즐거움, 활력 이런 단어가 떠오르잖아요. 이 좋은 감성, 정서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함께 누리는 것, 이 것이 제 사업의 목표입니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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