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현장 기획/시리즈
[이 골목, 이 점포] 대구 수제 찰떡의 명가 ‘자인떡방앗간’‘생활의 달인’ 출연 ‘백년가게’ 선정 되며 전국 명품 떡집으로 부상
‘자인떡방앗간’에서 박재홍 대표와 김인정(부인) 씨가 찹쌀떡의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상갑 기자

“Since 1985, 부모님께 배운 떡맛을 그대로 지켜 가겠습니다.”
대구 본리동 달서시장 북편 1번 게이트 골목에 조그만 떡집이 하나 있다.
‘자연과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자인떡방앗간이다. 열 평도 채 되지 않는 조그만 공간에 남루한 간판을 달고 있지만 중소 상인들의 최고의 열망인 SBS ‘생활의 달인’에 소개되었고, 3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온 점포에게만 수여한다는 ‘백년 가게’에도 선정되었다. 2대째 떡집을 경영하고 있는 박재홍 대표를 만나 그의 '떡 철학'에 대해 들어 보았다. 

◆찹쌀, 팥, 견과류 모두 웰빙재료만 사용=자인떡방앗간의 역사는 3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산 자인 출신의 박 대표 어머니는 달서시장에 자리를 잡으며 고향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자)연에서 나오는 좋은 재료로 사람(인)에게 이로운 먹거리를 만든다는 취지에서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땐 그냥 평범한 일반 떡집이었다. 차별화된 메뉴도 없었고 점포 특화에 대한 고민도 크게 없었다.
부모님의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이 막을 내리고 찹쌀떡 전문점으로 거듭난 것은 2010년부터.  박 대표가 떡집을 정식으로 맡고 나서부터.
메뉴 중 찹쌀떡이 가장 인기가 있었고, 맛에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벌써 대량주문과 택배요청이 잇따르며 성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박 대표는 점포 성공의 가장 큰 공로로 웰빙재료를 든다.

찹쌀, 팥은 국내산이나 견과류(땅콩, 호두)는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견과류는 직접 적당한 크기로 분태하여 사용한다.
박 대표가 가장 정성을 들이는 부분은 팥소. 부모님께 물려받은 재료, 제조비법이 여기에 다 녹아 있다. 특이한 점은 소를 만들 때 도토리 삶은 물을 쓴다는 것. 도토리 자체가 혈액 순환을 좋게 하기도 하지만, 견과류, 팥 등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울려 최적의 맛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팥을 삶아 팥소로 만드는데는 4시간가량 걸리는데, 박 대표와 부인 김인정씨가 꼬박 자리를 지키며 불과 팥의 상태를 살핀다. 이렇게 끓여진 팥에 호두, 땅콩 등 견과류를 넣으면 ‘달인표 팥소’가 완성된다.
떡에 들어가는 한 숟갈 팥소를 위해 꼬박 3일 동안 끓이고, 찌고, 걸러 숙성시키는 과정이 계속되는 것이다.
박 대표의 또 하나의 비법은 떡 성형도구로 물컵을 쓴다는 것. 팥소를 넣은 떡은 물컵(스텐리스)에 넣어 숙성시키면 모양이 일정해져 포장이나 규격화에 좋다.

‘자인떡방앗간’ 내부 모습.

◆‘생활의 달인’ 출연 ‘백년가게’ 선정=박 대표의 이런 찹쌀떡을 위한 집념은 SBS ‘생활의 달인’에 소개되며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졌다. 당시 방송에서는 팥소를 만드는 전 과정이 소개되었고 수제떡 한조각을 위해 3일 동안 공을 들이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방송 소개 이후 한 달 넘게 손님과 택배기사로 장사진을 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우리 떡의 명성이 대구를 넘어 전국으로 퍼져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교민들이 대구 부모님댁 주소를 카톡으로 찍어주며 배달을 부탁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자인떡의 인기는 작년 10월 ‘백년가게’ 인증을 받으며 겹경사로 이어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진행하는 이 제도는 업종의 전문성을 가지고 30년 이상 전통을 이어온 점포만이 그 대상이 된다. 
이제 자인떡방앗간은 떡 마니아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다. 전국에 수제떡집들이 많지만 한자리서 많은 양을 먹어도 물리지 않고  거부감이 없는 떡은 흔하지 않다.
가게서 만난 한 손님은 ‘팥이 이렇게 많은데도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을 내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한다.
한편으로 이 떡을 전국으로 배달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아쉬움도 크다. 마음만 먹으면 방부제와 유화제를 듬뿍 넣으면 사계절 전국 택배가 가능하겠지만 박 대표의 ‘친환경 정신’이 이를 용납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퀵배송이 가능한 대구 지역만 현재 배달영업을 하고 있다.
‘처음 맛 그대로’ 자인떡집의 35년 전통을 이어온 박 대표, 오늘도 찜기를 들여다보며 팥소 만들기에 분주하다. 어느 새 대구 명물이 돼버린 수제찹쌀떡 전통이 3대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상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