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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듬뿍·추억 가득! 영남 전통시장] ㉛ 족발거리 명성, 서남신시장30년 넘게 족발거리 명성... 대구 넘어 전국구 맛거리로 부상
현재 서남신시장엔 김주연왕족발 등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서남신시장 족발은 대구를 넘어 전국 맛타운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한상갑 기자

도시의 전통시장마다 시장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있다. 봉덕시장에 돼지국밥, 현풍도깨비시장에 수구레국밥, 청도 풍각시장에 소머리국밥, 평화시장의 닭똥집 같은 것들이다.

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족발 명문거리다. 재래시장마다 족발집이 수도 없이 성업하고 있지만 서남신시장이 유독 인기를 끄는 이유는 대구 토종 족발의 출발지라는 상징성과 30년 넘게 지켜온 한결 같은 맛 덕이다.

1980년 무렵 수도권에서 서울왕족발, 장충동족발 등이 ‘국민 술안주’로 급부상할 때 대구에서 족발요리를 처음 시작한 곳이 바로 서남신시장이다.

지금 서남신시장엔 원조격인 ‘김주연왕족발’을 비롯 ‘한상일왕족발’ ‘발군왕족발’ ‘만원족발’ 등 족발 명가들이 시장의 명예를 걸고 성업 중이다. 30년간 대구 족발거리의 명성을 지켜가고 있는 서남신시장을 돌아보았다.

◆6·25 당시 피란민들이 장충동서 족발요리 소개=우리나라 역사서에 족발이 처음 등장한 것은 ‘삼국사기’ 지리지에 나오는 ‘저족현’(猪足縣)이다 저족현은 지금의 강원도 인제군인데 어떻게 ‘돼지발 마을’이란 이름을 갖게 되어 있는지 알 수는 없다.

전통 요리서에 나오는 족발 요리에는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족구이’를 비롯 ‘족병’ ‘용봉족장’ ‘주저탕’ 등 기록이 전한다.

오늘 날 대중 음식으로 자리 잡은 왕족발의 기원은 장충동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6·25 동란 당시 북한의 피란민들이 남하할때 적산가옥이 많았던 장충동 일대는 피란민들이 좋은 피란처였다. 일제가 해방 후 가옥을 남겨두고 몸만 급히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당시 평안도 출신의 피난민들이 생계를 위해 음식 장사를 했는데 그중 하나가 자신들이 즐겨 먹던 족발이었다. 그 당시 장충동 일대에 족발 거리가 형성되며 서민 음식으로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서남신시장 내부 상가 모습.

동네 사람들만 찾던 족발 요리가 전국적 명소로 거듭난 것은 1960~70년대 프로복싱, 프로 레슬링붐이 일면서부터. 당시 대부분 격투기 경기는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때였다.

구름처럼 몰려들었던 관중들은 장충동 족발집으로 몰려와 뒤풀이를 하며 여흥을 달랬다. 이때 뿌리를 내린 족발 요리는 점차 중국식 양념이 곁들여진 장육(醬肉)과 퓨전요리로 결합해 현재의 상태로 정착되었다.

이때 전국 요리로 부상한 족발이 체인점 또는 개인점포 형태로 전국으로 퍼져 나갔는데 바로이 시기 서남신시장에 김주연왕족발(당시에는 서남왕족발)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1987년 김주연왕족발 오픈, 족발명가 부상=서남신시장은 1985년 감삼, 죽전지역 인근에 복개도로가 건설되면서 그 위에 형성된 시장이다. 당시 대구의 맨 서쪽 끝에 위치한 시장이라는 지리적 배경을 안고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김주연왕족발은 바로 서남신시장 최고 전성기 때 오픈(1987년)하며 착실히 입지를 다져갔다. 식당 입구에 무쇠솥을 걸어 놓고 수북이 족발을 삶아내는 모습은 자체로 광고였고, 훌륭한 퍼포먼스였다. 깊은 맛, 은은한 향의 대명사 대형 가마솥은 지금도 김주연왕족발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겨지고 있다. 20년 넘게 왕족발 맛집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이분남(57) 대표는 족발 맛의 비교를 두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비결은 신선한 재료. 이곳에서는 20년 넘게 국내산 생고기만 고집해 오고 있다. 냉동육으로는 제대로 맛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신선한 재료에 이어 육수도 이집 맛의 비결 중 하나. 싱싱한 양파, 대파, 마늘에 생강까지 더해 영양에 약성(藥性)까지 더했다.

김주연왕족발에 이어 서남시장에 족발 명가 계보를 이어 간 곳은 ‘한상일왕족발’.

쫄깃한 식감을 특징으로 하는 이 집은 특히 셀럽(유명인)들이 많이 다녀간 맛집으로 유명하다. 연예인으로는 아이유, 유재석이, MC로는 조문식과 ‘애교머리’ 김종하가 이 집을 거쳐 갔다.

2012년 서남시장에 들른 김황식 국무총리가 대구 족발을 맛 본 곳도 바로 이 집이었다. 한상일족발의 특징은 풍부한 양념과 함께 들어가는 한약재들. 감초, 당귀 등 8가지 약재가 족발의 깊은 맛을 더해주고 있다.

서남신시장의 족발요리.

서남신시장 족발골목이 대구의 명소로 부상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2년 월드컵 당시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거리 응원이 열리면서. 젊은이들은 당시 응원후 뒷풀이를 위해 시장에 몰리면서 족발집마다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두류공원과 가까웠던 서남신시장은 ‘족발거리’ 유명세까지 업고 족발집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 김주연왕족발, 한상일왕족발은 이 당시 서남시장에 양대산맥을 이루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족발의 본질에 집중했다’는 ‘발군의족발’도 달서구청의 ‘달서 맛나’점포에 선정되며 새 맛집으로 부상하고 있다. 족발 식감을 다양화해 ‘온족’ ‘미족’ ‘식족’ 3단계로 구분했다. 역시 매운맛을 3단계로 세분화한 ‘불족’도 인기 메뉴다 .

‘가성비 으뜸’을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만원족발’도 ‘6시 내고향’ 등 방송에 소개되면 신흥 맛집으로 뜨고 있다. MSG, 캬라멜 색소를 전혀 넣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뛰어난 앞다리살만을 재료로 쓰고 있다.

2019년 전국우수시장박람회 참가 모습. 달서구청 제공

◆지역 최초로 네이버 온라인 동네시장 선정=서남신시장의 족발골목은 이제 시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돼버렸다. 그렇다고 서남신시장이 족발거리 후광에만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항상 고객의 생각한다’는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시장 현대화, 상인 교육 등 사업을 펼처 그동안 국무총리상, 공동마케팅 최우수상, 박람회 우수시장 등 4관왕 시장으로 등극했고, 2019년엔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 참가해 ‘전통시장 활성화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김경락 상인회장은 “지난달 31일 서남신시장이 지역 전통시장 최초로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에 선정되었다”며 “앞으로 이 사업이 활성화되면 모든 상품 주문이 온라인, 모바일로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민들은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사이트’에서 서남신시장을 검색한 후 원하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카드나 네이버 페이로 결제하면 대구 전역에서 배달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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