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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 인물] 한국폴스포츠아트연맹 이청미 회장작은 키 탓에 발레리나 꿈 포기, 폴댄스 입문 후 제2의 무용 인생
한국폴스포츠아트연맹 이청미 회장이 에어리얼 후프에서 무대 연기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폴스포츠아트연맹 제공

인류가 고안한 대부분의 운동 기구는 가로, 수평 형태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류에게 자연스럽고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에게 세로, 수직 본능을 일깨우는 운동이 있으니 바로 폴댄스(Pole dance)다. 폴댄스는 인류에게 제한적 이지만 나는(Flying) 꿈을 실현시켜주며 운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었다.

폴댄스의 슬로건은 ‘폴은 나를 날개 없이 날게 만든다’(Pole makes me fly without wings)인데, 이 말은 높이 4m, 직경 45mm 금속봉에서 연기자가 얼마나 다양한 동작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빼앗아 간지 1년 반을 넘어서고 있다. 매일 우리를 규율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벗어나는데 폴댄스 만한 운동도 없다. 조그마한 봉에 의지해 혼자서 연기, 동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인위생만 잘 지키면 코로나에서도 비교적 안전하다.

대구시 중구 대봉동에서 ‘엔젤스 폴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폴스포츠 아트연맹 이청미 회장을 만나 폴댄스 예찬론에 대해 들어보았다. 

◆중학교 때 발레 입문, 작은 키 탓에 무용수 꿈 포기=중학교 때부터 율동에 빠져 무용에 입문했다는 이청미 회장. 고3 때 진로를 정할 때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대구가톨릭대 무용과를 선택했다. 그녀 꿈은 오르지 무용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것도 국립발레단의 발레리나.

무용과에 수석 입학을 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그녀는 얼마지 않아 무용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무용인으로서 치명적인 작은 키(155cm)가 그녀의 진로를 막아선 것.

세계적인 발레리나 사라 레인(Sarah Lane)도 155cm였지만 그건 미국의 독특한 문화이고, 유럽 전통 발레단에서는 이상적인 발레리나의 키를 165~170cm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의에 빠져 있던 그녀를 다시 무대로 불러낸 건 라틴댄스였다. 키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자이브, 차차차, 룸바, 쌈바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신체의 표현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청미 회장이 대봉동 ‘엔젤스 폴댄스’에서 고난이도 기술인 ‘가로 본능’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한상갑 기자

입문 하자마자 댄스에 빠져든 이 원장은 국내 아마추어대회를 석권하며 댄스스포츠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내친 김에 프로로 전향해 국제대회에서도 입상을 거듭하며 국가대표 상비군에까지 선발됐다.

그러나 그녀에게 라틴댄스는 딱 거기까지였다. 목표했던 국가대표에 선발이 좌절되면서 점점 댄스에 흥미를 잃어 갔다.

‘이제 무용을 접어야하나’ 망설이던 그녀에게 어느 날 폴댄스가 시야에 들어왔다. 20년 넘게 무용과 댄스로 단련된 그녀의 몸은 운명처럼 봉(棒)을 받아 들였다.

한 번 빠지면 매섭게 달라 드는 성격 덕에 폴댄스에서도 그녀는 금방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 ‘미스 폴’ 국내대회에서 1위를 한데 이어, 2015년엔 호주 아놀드클래식 피트니스 엘리트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폴댄스의 시장성과 대중화 가능성을 파악한 이 회장은 바로 2015년에 ‘한국폴스포츠아트연맹’을 창립했다.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9곳에 지부를 설립하며 전국 단체로 거듭났다.

전국 조직이 갖춰지자 이 회장은 2015년부터 ‘엔젤컵대회’를 열며 폴댄스 대중화에 나섰다.

2015년 50여명을 데리고 시작한 첫 대회는 그동안 발전을 거듭해서 프로대회로 발전하고 외국 대회에까지 선수를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이 대표는 ‘아마 코로나-19만 없었더라면 폴댄스가 생활체육 단계로까지 발전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2019 엔젤컵 폴댄스챔피언십에 참가한 선수들. 한국폴스포츠아트연맹 제공

◆ 다음은 이청미 회장과 일문일답

-폴댄스는 일반인에게는 아직 낯설다, 폴댄스는 어떤 운동인가?

▶192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폴댄스는 한국에 들어온 지는 20년 쯤 된다. 연기자는 수직으로 된 금속 기둥에서 무용, 체조, 아크로바틱을 결합해 연기를 펼치게 되는데 여기에 무대예술, 음악이 가미되면서 종합 스포츠로 발전했다.

-팔 힘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어떤 근육들을 주로 쓰는 쓰나.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쥐는 힘’(악력)이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 사실 무용수의 연기력을 좌우하는 건 등, 배, 가슴 근육이다. 손목은 신체를 지탱시키는 일종의 너트, 체결(締結) 수단으로만 기능한다.

-운동을 하기에 좋은 연령층이 있나.

▶2000년대 초만 해도 20대 여성들이 주로 폴댄스의 입문했다. 몇몇 아이돌, 연예인들이 TV에 출연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 3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센터를 찾고 있고, 심지어 초중고 학생들도 방문한다. 나도 43세로 젊은 편이지만 폴댄스 계에서는 시니어로 분류된다. 신체 밸런스, 근력, 유연성 강화에 좋고 운동량, 칼로리 소모가 엄청나 다이어트 운동으로 제격이다.

-폴댄스 경기는 어떻게 진행되나?

▶경기장에 폴은 두 개가 준비된다. 하나는 고정된 봉이고 하나는 회전 (spin) 폴이다. 어느 쪽이든 한쪽에서 1분 이상 연기를 해야되고 두 폴을 합쳐 4분 동안 퍼포먼스를 해야 한다. 고정 폴에서는 주로 다이나믹하고 파워풀한 동작들을 연기하고, 스핀폴에서는 좀 더 우아하고 유연하며 아름다운 선을 표현한다.

-코로나가 종식 되면 스포츠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될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코로나가 종식되면 그 동안 중지되었던 ‘엔젤컵’부터 새로 시작할 계획이다. 많은 동호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장르, 종목을 다변화해 대중화에 전념할 생각이다. 또 폴댄스가 일부 마니아나 전문가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아마추어, 동호인들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문턱도 낮출 생각이다. 이런 대중화, 저변 확대를 통해 폴댄스가 국민체육, 생활체육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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