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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듬뿍·추억 가득! 영남 전통시장]  ㊼달성군 논공중앙시장50여 점포 남짓한 소형 시장, 유명 맛집 찾아 맛객들 러시
1996년 4월에 개장한 논공중앙시장. 1983년 논공에 달성지방산업단지가 들어오고 도심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런 필요에 의해 시장이 형성되게 되었다. 한상갑 기자

장차 공업(工)을 논(論)할 곳? 지명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곳이 있다. 달성군의 논공(論工)읍이다.

역사적으로 논공과 공장·공업은 거리가 멀어 보이고 오히려, 지리적으로 농업과 더 밀접해 보인다. 남동쪽에서 솟구친 비슬산이 서쪽으로 넓은 평야를 펼쳐 놓았고, 화원에서 굽이친 낙동강이 논공에 이르러 넓은 충적지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논공 일대는 옥포면의 평야와 더불어 ‘옥공들’로 불리며 비옥한 곡창지대를 형성해왔다.

‘논공’ 이란 지명이 역사서에 처음 등장하는 건 고려시대라고 하는데 이런 ‘난데없는 이름’의 출처를 두고 주민들도 무척 궁금하게 여겼다고 한다. ‘공’(工)을 유추할 어떤 광산이나 기능·직업 집단 같은 역사적 근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이름이 1천년 세월을 뛰어넘어 예언서처럼 현실이 되었다. 1983년 6월에 달성산업단지가 조성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 공단 안에는 기업체 308곳이 입주해 있다. 이름처럼 공업도시가 된 것인데 이 덕에 한가로운 농촌마을이었던 논공은 인구 2만의 읍으로 성장했고, 이 도시의 성장세를 따라 교통, 문화, 경제도 잘 발달했다. 논공지역의 유통, 경제의 중심인 논공중앙시장을 돌아보았다.

◆1983년 산업단지 입주 후 공업도시로 변모=신라시대 논공은 현풍, 유가와 함께 경주 외곽의 한 현(縣)으로 편재해 있었다. 고려시대 들어와 세가 가장 컸던 현풍에 통합되었고, 이 현풍은 다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경상북도 달성군 논공면이 되었다. 1996년 대구시에 편입되며 읍(邑)으로 승격한 논공은 현재 8개리, 19개 자연촌락을 관할하고 있다.

논공지역은 자체로 큰 행정단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구와 경산, 성주, 화원 사이에서 여러 차례 속현(屬縣)을 반복해왔다. 이런 이유로 논공이란 지명이 역사서에 비중 있게 서술된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소읍, 소부락으로 존재감이 미미했던 논공이 대구 외곽의 주요도시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앞서 언급한대로 1983년 6월 21일 달성 지방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부터.

현재 달성지방산단엔 308곳 업체가 입주해 있고, 종업원 수만 1만 3천여 명에 이른다. 지역 자동차 부품회사의 주력인 평화산업, 대동공업, 상신브레이크, 이래오토모티브(구. 한국 델파이) 등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다.

이 덕에 자연부락에 머무르던 논공은 20여 년 새 대구 외곽의 공업도시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때 인구 2만 5천 명을 자랑하며 인근 화원읍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996년 시장 오픈, 관(官)주도 행정시장 성격=인구와 물산(物産)이 모이는 곳에 시장이 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논공중앙시장은 이런 필요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관(官) 시장, 행정시장의 성격이 강하다.

시장이 들어선 용호로 일대는 논공읍 주거지역 중심부에 위치해 읍내의 어느 곳에서든 접근이 수월하다.

논공중앙시장은 1996년 4월에 개장했다.  1983년 논공에 달성지방산업단지가 들어오고 도심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장 개설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시장엔 현재 50여곳 점포가 성업 중이다. 상당수가 오픈 무렵부터 같이 활동해온 점포들이어서 상인들 간 호흡도 잘 맞고, 가게 연륜이 쌓이다 보니 물건의 품질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달성군은 올 3월 정부 지원을 받아 아케이드 사업을 진행했다. 시장 문을 연지 20년이 넘어서자 시설이 노후화되고 안전에도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총 10억원이 투입된 시장 공사는 구조물뿐 아니라 건축, 소방, 전기, 통신공사도 함께 진행해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었다.

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현대화사업 이후 시장 분위기가 훨씬 쾌적하고 밝아졌다”며 ”이 덕에 방문 손님도 많이 늘고, 빈 점포 입점에 대한 문의도 많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논공중앙시장은 50여 점포 남짓한 도심형 소형시장이지만 맛객,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필수 방문코스로 소문이 나있다.

◆맛객·블로거들 사이 진주식당·황실국밥 등 입소문=논공중앙시장은 50여 점포 남짓한 도심형 소형시장이지만 맛객들 사이에서는 필수 방문코스로 제법 유명하다.

한 블로거는 50m 남짓한 골목이지만 맛집들의 ‘격전’이 심상치 않은 곳이라고 평하고 있다.

논공시장의 셀럽은 단연 ‘진주식당’이다. 가성비를 넘어서는 ‘갓성비’를 자랑하며 지역 블로거들의 칭송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곳이다.

돼지두루치기 소(小)자에 1만2천 원인데, 거의 쟁반에 담아 내는 수준으로 2~3인이 먹을만한 양이다. 블로거들 후기 중에는 혼자 와서 소자를 시켰다가 반도 못 먹고 남겼다는 답방기들이 많이 회자된다. 돼지두루치기 외 순대볶음, 삶은 돼지고기, 국밥도 인기 메뉴다.

부드러운 머릿고기와 담백한 국물이 특징인 ‘황실국밥’도 꽤 인기코스다. 고기 양이 넉넉하고 공기밥도 푸짐해 대식가가 아니라면 약간 덜어내야 할 정도. 국밥 외 순대와 떡볶이, 미니 족발도 인기 메뉴다. 블로그에는 1인당 1만원으로 족발, 분식, 돼지고기를 맘껏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소개돼 있다.

단돈 1만원에 싱싱한 물회를 먹을 수 있는 ‘싱싱물회’도 단골을 몰고 다니는 집이다. 배와 함께 썰어 내는 싱싱한 활어를 매콤달콤 양념에 말아 먹는 것이 포인트다. 반찬가게를 겸하는 덕에 그냥 밑반찬 수준이 아닌 정식집 메인메뉴 급 반찬(찌짐, 갈치구이, 두부조림, 묵 등)이 함께 나온다. 오징어 무침회, 가오리무침회, 소라회무침회도 함께 취급한다.

논공에 들어서면 성큼 다가온 다문화시대를 실감하게 된다. 논공중앙시장에도 다문화가정을 위한 상점들이 들어와 있다.

◆지역 전통시장에 깊숙이 파고든 다문화 현상=달성군 지역 시장 탐방에 나서면서 적잖이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어느새 우리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와 버린 다문화 가정, 외국인근로자 문화 때문이다.

농촌 총각 결혼이나 3D업종 인력으로 들어온 이주 여성, 근로자들이 이제 우리 사회 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달서구 와룡시장 일대는 상가 상당수가 이미 동남아 생활필수품을 취급하고 있고 주말 시장 손님의 20~30%가 외국인들로 채워진다고 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논공지역도 마찬가지다. 논공 읍내로 들어서면 거리의 각종 안내 현수막의 20~30%는 원어민용 플래카드들이다.

논공중앙시장에도 이미 다문화가정을 위한 상점들이 들어와 있고, 이곳 역시 주말엔 다문화가족, 외국인 근로자들로 북적인다.

아마 반세기쯤 세월이 흐르면 우리 사회는 동남아 출신 각료나 정치인이 배출되는 다문화, 다민족 시대로 들어설 것이다.

5천 년을 이어온 단일민족 전통이 무너지는 아쉬움도 있지만, 글로벌 시대, 다문화시대의 이행은 필연적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된 것도 같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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