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문턱 신천으로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태양계를 돌던 지구가 지축(地軸)을 살짝 기울였을 뿐인데 수은주가 순식간에 두자릿수로 올라 왔습니다.

결 옆 개나리 군락지에서는 이른 봄꽃이 꽃망울을 틔우고, 어디서 왔는지 모를 새들이 신천에서 한가로이 유영을 즐기고 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을 따라 강가로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봄의 길목, 신천의 상춘(賞春) 행렬을 스케치 해 보았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의 풍경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신천의 물빛처럼 아이의 미소도 투명 하겠지요.

▲봄은 개구리만 뛰어오르게 하는 게 아니군요.(5일 경칩) 농구를 하는 아이들의 동작이 한결 날렵해 졌습니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시민들의 경쾌한 걸음에도 봄이 느껴집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봄도 이렇게 우리 곁으로 왔겠지요.

▲산책의 출발점 수성교 밑입니다. 팔뚝만한 잉어들의 힘찬 유영이 봄 물살을 가르고 있습니다.

▲대백프라자 인근 수중보입니다. 오리 가족들이 소풍을 나왔습니다. 이끼, 수초를 뜯어 먹거나 물고기를 사냥하는 중입니다.

▲동신교 쪽으로 올라가다 담은 풍경입니다. 커피를 들고 산책을 즐기는 두 여성의 수다 소리가 정겹습니다.

▲칠성시장 근처에서 잡은 백로의 ‘망중한’입니다. 우리 눈에는 한가롭게 비치지만 녀석에게는 먹이를 위한 치열한 생존 현장일지도 모릅니다.

▲동신교 밑 물살이 제법 거칠어졌습니다. 사냥을 하느라 물살을 응시하는 녀석의 눈과 부리가 제법 날카롭습니다.

▲강과 아파트와 인간의 공존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이게 바로 도심 신천의 매력이겠지요. 저 답답한 마스크도 언젠가는 벗을 날이 있겠지요.

▲길 옆 개나리 밭에서는 노란 꽃술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희망’이라는 꽃말처럼 소망을 활짝 펼쳤습니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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