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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듬뿍·추억 가득! 대구 전통시장] 대구시 동구 목련시장1, 6 오일장날엔 반야월시장-목련시장이 하나로 연결
오일장이 선 목련시장 모습. 한상갑 기자

대구엔 목련시장이 두 곳 있다. 하나는 지산동 목련아파트 인근의 시장이고, 다른 하나는 반야월 목련시장이다 두 곳 모두 대구 시화(市花) 목련을 이름으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띤다.

닮은 점은 또 있다. 건립 시기가 1990년도라는 점, 또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생활상권형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같다. 즉 지산 목련시장이 1986년도 들어선 목련시영아파트 상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 반야월 목련시장은 모란아파트, 보성동원타운, 안심화성타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두 곳 모두 유명한 돼지국밥집을 셀럽으로 두고 있다는 점까지 비슷하지만 이 ‘닮은꼴 행진’은 2011년 무렵을 계기로 분기점을 맞게 된다.

즉 지산동 목련시장이 지산·범물단지라는 대단지 호재를 만나 도심 시장으로 발전을 거듭해 간 반면, 반야월 목련시장은 코앞에 대형 마트(2011년 건립)가 들어서면서 급속한 상권의 위기에 몰리게 된다.

그 후로 다시 10여 년이 흘렀다. 그동안 두 ‘목련자매’에게는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대구 전통시장 순방, 이번엔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핀다’는 ‘반야월 목련’을 돌아보았다.

 

◆1986년 모란아파트 들어서며 생활시장으로 설립=반야월 목련시장을 취재하다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바로 인근에 들어서 있는 반야월종합시장과의 관계다. 직선거리 200m 남짓한 거리에 왜 전통시장을 두 곳이나 두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더욱이 반야월시장은 점포는 91곳이지만 주변 상가와 밀접하게 연동돼 사실상 300여 곳 점포를 가진 대규모 상권이다. 이런 매머드급 시장을 두고 한 블록 사이에 왜 별도의 시장을 또 두었는지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역 경제 현실 외 다른 역사·인문학적 시각으로 원인을 찾아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즉 반야월은 조선시대부터 대구와 영천, 경산, 하양을 연결 하던 대구 동부권 상권의 중심이었다. ‘디지털대구동구문화대전’에 따르면 ‘반야월 오일장은 인근 경산장, 해안장, 하양장 상인들이 장날마다 이동해 직물, 철물, 토기, 미곡, 어염, 담배 등을 거래했다’고 나와 있다.

다시 말해 반야월시장은 조선 후기부터 지역 상권의 장터 DNA 흔적이 남아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목련시장은 대구의 도심 팽창기 대단지 아파트촌을 기반으로 들어선 현대적인 유통시설로 이해한다면 두 시장이 공존하는 의문에 대한 답이 아닐까 한다.

어쨌든 반야월시장과 목련시장은 지근거리 골목을 경계로 상권을 분점하고 있다. 제한된 공간에 상권이 겹쳐 상인들끼리 감정 대립이 생길 만도 하겠지만 서로 상생, 보안 관계에 있다고 여길 뿐 다투거나 갈등하지 않는다고 한다.

목련시장 내부 모습.

◆2010년 대형마트 들어서며 상권 급속히 쇠퇴=반야월시장과 목련시장의 사이 좋은 ‘동거’ 이유는 또 있다. 2010년에 일어났던 한 ‘사건’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당시 율하동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주변의 전통시장, 슈퍼마켓들이 비상에 걸렸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대형마트는 ‘골목상권의 저승사자’로 불렸다.

이 여파는 두 시장에 그대로 직격탄으로 날아왔다. 한 상인은 “직선으로 1km도 안되는 거리에 6층짜리 3천여 평 마트의 입점은 목련시장에는 말 그대로 치명타였다”고 말한다.

시장 상인은 ‘모두 반대 시위에 나섰지만 도심순환선 밖에 위치한 한데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것.

당시 대형마트의 등장은 1년도 안돼 두 시장을 고사위기로 몰아넣었다. 한 과일가게 주인은 “복날이면 300~400통씩 팔려나가던 수박이 마트가 들어서며 100통도 팔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생닭을 파는 옆집 상인도 “복날이면 생닭을 사기 위해 2~3일부터 손님들이 밀려들었지만 당시엔 가게세를 걱정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기억했다.

이에 두 시장 상인들은 주택가·아파트촌 입지 특성을 살려 철저하게 주민들 눈높이와 주민들 필요에 맞는 아이템으로 상가 점포를 구성하고 서비스를 개선해 갔다. 반찬이나 식료품을 강화해 주부들이 언제라도 식단을 꾸릴 수 있도록 했고, 신선한 야채, 생선, 과일을 들여와 마트보다 20% 이상 싸게 팔았다.

이런 상인들의 자구노력 덕에 주민들도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시장골목에 유동인구가 늘어났고 훈기가 돌기 시작했다.

 

◆오일장이면 목련시장-반야월시장 장꾼들로 북적=반야월시장과 목련시장은 5일마다 한 번씩 상권이 하나로 합쳐지는데 바로 오일장 덕분이다. 현재 안심, 신기동 일대에는 불로시장, 화원시장, 칠곡시장처럼 오일장이 선다. 평소엔 한산한 골목도 장날만큼은 전체 골목 12만여㎡에는 노점들이 들어선다.

주로 경산, 영천, 군위, 하양에서 온 트럭 상인들이지만 인근 주변에 주민들이 재배·수확한 마늘, 부추, 배추와 과일들도 함께 장터로 나온다.

장터에 들어서면 바로 입구에 닭개장, 다슬기국, 선지국, 소고기국을 끓이는 대형 솥들이 걸려 있고, 포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서 있다. 바로 옆에서도 무쇠솥을 걸어놓고 옛날 방식으로 통닭을 튀겨내고 있었다.

시장에서 만난 어르신은 ‘요즘 닭요리는 치즈, 카레, 마늘 등 온갖 소스가 들어가 닭고기 본래 맛을 느낄 수 없다’며 ‘가마솥에서 기름으로 방금 튀겨낸 닭으로 술 한잔 곁들이면 최고의 안주가 된다’고 말했다. 조리대에서 바로 빚어 튀겨내는 도너츠와 꽈배기 호떡도 손님 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노점들이 안심근린공원에서 목련시장을 거쳐 반야월시장까지 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한 노점상인은 ‘장날이면 신기역부터 안심근린공원, 반야월시장까지 600여m에 노점들이 늘어서 제법 장터 분위기가 난다’고 말한다.

경기 침체로 시민들의 지갑이 닫혀 소상공인들이 의기소침해 있는 때 장날마다 장꾼들이 밀려오는 바람에 상인들도 덩달아 힘을 내고 있다.

동구청의 한 관계자는 ‘반야월, 안심 일대 상권이 옛날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오일장이 살아 있어 옛 시골장터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며 ‘목련시장과 반야월시장이 오일장을 매개로 하나로 이어져 상생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고 말했다.

가마솥에서 튀겨낸 옛날식 통닭.

◆목련시장에서 뭐 하고 놀까 뭘 먹을까

1987년 모란아파트(1~3차)가 들어서며 시장의 배후 상권으로 자리를 잡았다. 45개 점포로 구성된 소형시장이자, 상가주택형 구조를 하고 있다. 작은 시장이지만 돼지국밥, 보리밥집, 해장국집 등 맛집들을 거느리고 있다.

▶주소=대구시 동구 반야월로 30길 61-1.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9시.

▶교통=도시철도 신기역 4번 출구.

신기역 부근: 518번, 618번, 651번, 719번, 북구3번, 수성3번, 수성3-1번.

반야월로 부근: 55번, 555번, 708번, 805번, 808번, 814번, 818번, 836번, 849번, 980번, 동구2번, 급행5번.

▶특징=오일장(1, 6일)이 열리면 신기역부터 안심근린공원, 목련시장, 반야월시장 일대에 노점들이 들어서 거대한 장터를 이룬다. 어린이들에게 오일장의 역사나 풍경을 교육하기에 좋다.

▶맛집=돼지국밥, 보리밥집, 죽집, 갈국수, 족발.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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