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취업하고 싶은 그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이른바 ‘열정 페이’란 말로 심각한 노동력 착취가 사회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디자이너라고 일컬어지는 이상봉 디자인실에서 야근수당을 포함해 견습은 10만원, 인턴은 30만원, 정직원은 110만원의 급여를 줬다. 이에 지난 7일 패션노조와 청년유니온 관계자들은 이상봉 디자이너를 '2014년 청년착취대상' 수상자로 지목했다. 패션노조와 청년유니온은 이 디자이너가 '월급 10만원 견습, 월급 30만원 인턴, 최저임금 이하의 정직원 채용'과 같은 창의적인 방식으로 패션계에 갓 진입한 청년들의 열정과 노동을 착취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위메프가 수습직원 11명을 채용해 2주간 부려먹다가 전원 해고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업체는 하루 14시간 가량 일한 수습 직원들에게 해고 뒤 시급3000원 꼴인 일당 5만원을 지급했다. 여론이 들끓자 해고한 수습직원들을 최종 합격시키기로 했지만 취업준비생의 절박한 상태를 악용한 악덕기업들에 대한 고발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고용노동부가 기업들이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최근 청년인턴 지원제도를 개편했다. 제조업종 중소기업에서 청년 인턴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 1년 더 일하면 임금 외에 3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청년 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이 3년 평균 30%를 밑도는 기업은 청년인턴제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이처럼 정부가 청년들을 위해 관심을 가진것은 긍정적인 신호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들의 채용 상황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학 졸업자는 해마다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청년들은 이력서에 인턴 경력을 한 줄 쓰기 위해 저임금도 감수한다. 한 인터넷 구직사이트 조사 결과 취업준비생 4명 중 1명 정도가 저임금 또는 무급이라도 인턴을 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많은 업체가 인턴을 인재 채용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저임금에 소모품처럼 부려먹다가 계약기간이 끝나면 바로 내버린다.

혹시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않을까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어 몸부림을 쳐보지만 많은 취업준비생은 아까운 시간만 날릴 뿐이다. 업주들은 인턴들에게 교육기회를 준다고 변명하지만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주는 것은 엄연한 범죄다. 청년 구직자의 희망을 착취하는 부조리를 방치한다면 청년들의 분노가 폭발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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