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목숨 바친 영령을 높이 받들어 숭배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다”

“당신네 국가는 호국영령을 추모하지 않느냐. 내정간섭을 그만하라”

2014년 4월 22일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 146명이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아베신조 일본 총리는 공물로 참배를 대신했다.

한국·중국 등 2차세계대전 피해국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일병합에 이은 ‘제3의 침략’이 다시 치밀하게 진행되는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일본 정세에 밝은 일부 지식인들은 “이미 침략이 시작됐다”며 “소리없는 전쟁, 즉 경제침략으로 한국을 삼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일본 관료들과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하는 모습

‘정한론’이란 일본이 한국을 정복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조선 고종 때인 1870년을 전후하여 일본정계에 거세게 일었던 조선에 대한 침략론이다.

당시 집권자인 대원군이 양이(洋夷)와 맥을 같이한다고 간주되는 일본에 대해 종래의 교린정책을 버리고 강경한 척왜정책(斥倭政策)을 폄에 따라 일본 조야에서는 조선에 대한 출병을 주장하는 정한론이 세차게 일었다. 여기에는 호전적인 일본 봉건군벌의 관심을 바깥으로 돌림으로써 중앙권력을 강화하는 한편 구미열강에 앞서 조선에 진출하자는 야심이 깔려 있었다.

▲ 야스쿠니 신사

2015년 2월, 도쿄 지요다 구에 있는 한적한 길을 따라 신사에 도착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단체 또는 개인들의 참배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대부분 노인들이 주를 이뤘지만 젊은 사람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야스쿠니 신사는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을 위해 죽은 250여 만 명의 혼을 모아놓은 추모관이었다. 평화롭다는 의미의 신사가 군국주의 상징으로 바뀐 것은 1979년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이곳에 합사하면서 시작됐다.

신사 앞에는 빨간글씨가 적힌 현수막을 감은 일본 극우세력의 차량이 서 있었다.

한국인에게는 일제강점기의 핍박에 ‘한’이 서린 곳이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우리나라의 현충원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곳을 찾는 대다수 일본인은 ‘전범’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고 있었다. 일본 애국지사가 모인 곳으로 생각한다.

말끔한 정장 차람의 60대 남성은 “퇴근길에 빼놓지 않고 들러 조상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다”며 “나 또한 야스쿠니 신사에 계신 분들 처럼 살 것”이라며 결의에 찬 목소리를 냈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으로보이는 남학생은 “국가를 지키려다 희생되신 분을 추모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당연한 의무입니다”라고 당연한 듯 당차게 말했다.

섬뜩했다. 아직 일본은 반성은 커녕 숨은 발톱을 드러내며 다시 침략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일까?
 

김영수 기자  dock04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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