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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민간 끌어들여 위헌소지 크다

여야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오는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최종 합의했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는 공직자와 공직자의 배우자를 비롯하여 논란이 됐던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도 포함됐다. 가족의 범위는 배우자로 대폭 축소하는 등의 수정에 합의했다.

김영란법의 취지는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직자 또는 준 공직자의 부정청탁, 그 중에서도 현행 형법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부정청탁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벤츠 여검사’처럼 공직자가 거액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아도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처벌할 길이 없는 현행 형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됐다. 지구촌 176개국 가운데 45위(2012년)에 불과한 국가 청렴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선진 사회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법안을 심의하면서 공영방송인 KBS, EBS 직원들과 형평을 맞춘다는 빌미로 민간 언론을 끼워 넣기 했다. 민간 언론인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직자가 아니다. 사립학교 직원도 공립학교와 균형을 맞춘다면서 세금으로 월급 받지 않는 자립형사립고 교사와 사립대학 교수도 일률적으로 포함시켰다.

국가에서 세금 한푼 지원받지 못하는 민간 언론인과 사립 교원을 이 법에 포함시킨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민간 영역의 자율성에 대한 국가의 과도한 침해를 넘어서며 민간의 특정 영역을 따로 떼어 내어 국가의 통제하에 두겠다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다.

언론인에게는 사회적으로 높은 윤리가 요구되지만 하지만 언론은 공공기관이 아니라 민간기업이다. 또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최대한의 자유를 누려야 할 존재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제정되는 법에 한 묶음으로 적용될 대상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란법에 민간 언론을 굳이 끌어들인 건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 보도를 위해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의무가 있는 언론에게 김영란법을 이용하여 사정당국을 관리하는 힘 있는 권력들이 마음만 먹는다면언론에 재갈을 물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이날 합의된 김영란법은 위헌 논란에 휘말려 헌법 소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위헌으로 결정 나면 정치권과 공직사회로선 법이 폐기가 되어 좋고 행여 합헌으로 결정 날지라도  언론 통제가 용이하게 되어  나쁠 게 없는 셈이다. 여야는 법안 통과에 앞서 적용 대상을 올바로 재설정해 위헌 소지를 없애고 입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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