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금융권이 시중 대출에 대한 금리 인상 카드를 서서히 꺼내들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1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00%∼0.25%에서 0.25%∼0.5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연준이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취했던 조처인 '비정상적' 제로금리 시대의 종언을 공식 선언함에 따라 글로벌 경제는 유동성이 매우 커지게 됐다. 신흥시장에 몰렸던 달러가 유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권의 경우 일찍부터 대출금리를 슬금슬금 올려왔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코픽스(국내 9개 은행의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수신금리를 잔액비중에 따라 가중평균해 산출한 금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 수준은 현재 연 3.11~4.47%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달 16일(연 2.89~4.25%)보다 0.22%p 오른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 달 전에는 우대금리가 적용되면 2%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우대금리 혜택을 보더라도 2%대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중금리 2% 시대’도 미국 금리 인상으로 막을 내리게되는 셈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올해 4월부터 대출금리 2%대를 유지해왔었다.

실제 우리은행의 같은 상품 금리는 지난달 2.97~4.72%에서 현재 3.17~4.76%로 한 달 새 0.2%p 올랐으며 KEB하나은행은 3.00~4.70%에서 3.07~4.77%, NH농협은행은 2.86~4.26%에서 3.05~4.35%로 오른 금리로 코픽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을 팔고 있다.

또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5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를 연 3%대로 올린 바 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시중금리 변동에 민감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올랐기 때문이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11월 1.66%를 기록, 전월인 10월(1.57%)보다 0.09%p 뛰었다. 이는 지난 1년 새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한 전문가는 “은행 대출금리는 앞으로 조금씩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이 내년까지 정책금리를 계속적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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