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의 김 모씨의 월평균 건강보험료는 87만7천여원이다. 지역가입자의 월평균 건보료(8만8천458원)의 약 10배에 달한다. 그만큼 고소득 고자산가인 셈이다. 하지만 김씨는 148개월 동안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았다. 총 1억 2천982만원에 달한다.

고소득자의 ‘도덕적 헤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소득 9·10분위에 해당하는 고소득자가 최근 5년간 받아간 부당이득금이 1천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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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훈 의원(새누리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소득 9·10분위의 고소득자 부당이득금이 1천208억 6천600만원에 달했다. 소득분위란 통계청이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분기 소득수준에 따라 10%씩 10단계로 나눈 지표를 말하며, 1분위가 소득수준이 가장 낮으며 위로 올라갈수록 높아진다. 소득 9, 10분위는 상위 20%로 고소득자를 가리킨다.

고소득자의 부당이득금이 1천200억원에 달하지만 징구금액은 고작 17억 9천800만원에 그쳤다.

김 의원은 “징수비율이 고작 1.49%에 불과한 것은 고소득자의 부당이득을 정부가 그동안 눈감아준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소득자들이 2012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건수와 금액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19건에서 2015년 214건으로 79%포인트(p) 증가했고, 올해 7월 기준으로 155건을 체납했다. 또한 체납금 역시도 9억 7천600만원에서 올해 7월까지 21억 1천700만원으로 116%p나 증가했다.

이에 김 의원은 “2014년부터 고액 체납자가 병원을 이용할 경우 진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는 ‘사전급여제한’ 제도가 도입됐지만 고액·장기체납은 줄지 않고 있다”며 “부당이득을 했더라도 후에 보험료를 납부하면 부당이득금을 면제해주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는 가입자들이 있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행정력을 더 투입해서라도 이들의 부당이득을 환수해야 하며, 본 의원도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경석 기자  aclass@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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