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대중들의 분노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방송가뿐 아니라 각종 유통업계에서도 최순실 패러디 바람이 불고 있다.

방송가와 유통업계에 부는 최순실 패러디 (사진/(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SNL코리아, 무한도전, G마켓, 티켓몬스터 캡처)

앞서 최순실 사태는 ‘무한도전’과 ‘SNL코리아’, ‘개그콘서트’ 등에서 ‘엘사야 연설문 고치러가자’, ‘순식간에 두둥실’ 등으로 패러디 된 바 있다. 이에 유통업에서도 ‘순실이 콩밥세트’, '손 siri네' 등으로 풍자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일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는 월동품 준비 코너에 ‘어느새 손 Siri네’라는 이름을 붙여 핫팩과 손난로 등을 판매했다. 또한 G마켓에서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승마선수였다는 것을 풍자해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라는 제목으로 사골곰탕과, 커피믹스, 승마 운동기기 구매 링크를 걸어 올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광주의 한 고기집에서는 ‘순실이 콩밥정식’이라는 이름으로 찌개와 콩밥과 반찬이 있는 정식을 판매하고 있으며, 익산의 한 철물점은 ‘다른 가게보다 비싸면 자진 하야’라는 팻말을 걸기도 했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도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빵이 등장했다.

대구시 북구 태전동의 한 빵집에서 판매되고 있는 ‘순실이깜빵’은 개당 2천원에 판매되는 우유크림 반죽의 크림치즈 빵이다. 지난 1일 오전 비선실세 의혹을 받아 긴급 체포된 최순실 씨가 서울구치소로 이송 중인 얼굴을 떠오르게 하는 이 빵은 머리카락은 초코비스킷으로 마스크는 타르트비스킷으로 만들어졌다.

‘순실이깜빵’을 만든 P제과점 박 모(45) 대표는 “최순실 씨가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본떠 만들게 됐다”며 “처음에는 모자와 안경을 쓴 모습을 만들려고 하다가 조금 답답한 것 같아 모자 대신 머리카락, 안경 대신 내리깐 눈으로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시 북구 태전동의 한 빵집에서 판매되고 있는 ‘순실이깜빵’ (사진/한지현 기자)

지난달 10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이 빵은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대명동에서 찾아왔다는 정미경(42·여) 씨는 “촛불집회를 함께 나가는 친구들과 함께 이거라도 와삭와삭 씹어 먹으면서 답답한 속을 풀려고 사러왔다”며 “대구는 다른 도시에 비해 보수적인 편이라 풍자와 패러디가 많지 않아 속상했는데 이 빵이 나와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이렇게 풍자하는 것들이 많이 생겨나서 ‘최순실 게이트’가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 꼭 공정하고 엄격한 재판을 받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SNS를 통해 ‘순실이깜빵’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는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박 대표는 “보통 캐릭터 빵을 하루에 10개정도 만드는데 ‘순실이깜빵’은 전국에서도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 하루에 100~150개정도를 만들고 있다”며 “처음에는 현시국의 모습을 풍자하는 의도로 만들게 됐는데 지금은 너무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의도했던 거와는 다르게 비춰질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힘든 시기인 만큼 한번 웃어보자고 만든 빵이지만 좋은 의도의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큰 관심이 마냥 달갑지는 않다”며 “행여 현 시국을 장사의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순실이깜빵’은 조만간 단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현 시국에 대한 패러디는 스마트폰 앱 시장에도 퍼지고 있다. ‘최순실게이트’, ‘순실이 빨리와’, ‘순실이 닭키우기’ 등은 최근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3종 게임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게임 앱이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대형 이슈가 터졌을 때 그것을 마케팅해 패러디하는 것은 자주 있었던 일이지만 이번처럼 국가에 대한 분노감이 전국적으로 커지면서 모든 마케팅에 퍼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민들이 풍자를 통해 분노감을 풀고 있는 만큼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게이트’ 등이 제대로 수습되기 전까지는 이런 풍자 마케팅이 계속 이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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