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성서에 사는 이모(31) 씨는 지난해 5월 모바일게임에서 실행하는 이벤트를 통해 15만 원 가량의 게임 화폐를 구매했다. 이 씨는 "게임 화폐를 쓰고 있었는데 몇 달이 지난 후 게임사에서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며 "이에 남은 화폐 금액을 환급해달라고 했더니 결제 기간이 오래돼 환급할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토로했다.

국내 모바일게임에서 사업자의 일방적인 서비스 중단 등과 같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거래조건으로 인한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기사와 관련 없음, 디지털경제 DB)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3조 9천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으나, 사업자의 일방적인 서비스 중단과 환급 거부 등과 같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거래조건으로 인한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모바일게임의 시장은 전년대비 약 11.7%의 성장률을 보이며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2014~2016년) 발생한 모바일 게임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323건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10일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모바일 게임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124건으로 전년에 비해 29.2%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서비스 중단이나 변경 등 ‘계약’ 관련이 77건(23.8%)으로 가장 많았고, 서버 접속 불가 등 ‘서비스 장애’ 59건(18.3%), ‘미성년자 결제’ 58건(18.0%) 등이었다.

(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아울러 주요 모바일게임 15개 이용약관을 대상으로 서비스 중단 및 변경, 정보제공 등 거래조건을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15개 약관 모두 사업자의 필요에 따라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변경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유료 아이템에 대한 보상 청구를 할 수 없거나 아이템 사용기간을 서비스 중단 시점까지로 정하고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등 이용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서비스 중단을 소비자에게 사전고지(30일 이전)하도록 규정한 약관은 9개에 불과했다.

또한 과오금·청약철회·계약해제 및 해지 등에 따른 환급 의무는 ‘모바일게임 사업자’에게 있음에도 인앱 결제를 이유로 ‘앱 마켓 사업자(애플 앱 스토어 등)’에게 환급을 요구하게 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서비스 중단 및 변경과 같은 중요 정보는 이용자에게 충분히 제공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게임(앱)이 아닌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면 고지의무를 다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다”며 “소비자 편의를 위해 ‘모바일게임 사업자’에게 직접 환급을 요구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신뢰하고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 조성을 위해 ‘모바일게임 표준약관 제정’을 관련부처에 건의했으며,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협력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표준약관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 보호에 나설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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