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봉덕동에 사는 이혜림(34·여) 씨는 아들의 부서진 장난감을 부치려다 접착제가 눈에 튀는 사고를 겪었다. 이 씨는 “접착제가 눈에 들어가서 병원에 갔더니 안구가 손상된 것 같다고 하더라”라며 “접착제는 모든 가정에서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는 필수 생활용품인데 이렇게 쉽게 사고가 발생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각종 생활화학제품 중에서 접착제와 표백제, 세정제로 인한 안구손상 등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디지털경제 DB)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각종 생활화학제품 중에서 접착제와 표백제, 세정제로 인한 안구손상 등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4~2016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생활화학제품 관련 위해 상담건수는 총 1천529건이었다. 위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폼목은 ‘접착제’로 전체의 25.5%(390건)를 차지했다. 이어 표백제가 18%(275건), 세정제 12.9%(198건), ‘살충제’ 8.5% (130건), ‘방향제’ 7.8%(120건) 등이 있었다.

‘접착제’의 경우에는 뚜껑을 열거나 사용 중 내용물이 눈에 튀거나 점안제로 오인하고 넣어 ‘안구 손상’을 입은 안전사고가 52.8%(206건)로 가장 많았고, 뜨거운 글루건이나 접착제의 화학 성분에 의해 ‘화상’을 입은 경우도 30%(117건)를 차지했다. ‘표백제’와 ‘세정제’ 역시 사용 중 부주의로 ‘안구 손상’을 입은 경우가 가장 높은 비중(각 45.8%, 35.4%)을 차지했고, 이어 음료나 의약품으로 오인하여 삼킨 사고(각 37.1%, 28.3%)도 많았다. 특히 연령 확인이 가능한 1천327건을 분석한 결과 ‘10세 미만’ 어린이가 30.9%(410건)로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고, 이어 ‘30대’ 15.4%(204건), ‘50대’ 13.6%(180건), ‘40대’ 12.7%(169건) 등의 순이었다. 그 중 ‘10세 미만’ 어린이의 경우 전체 ‘살충제’ 사고(130건)의 56.9%(74건)를 차지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살충제’ 관련 안전사고가 많았다. 

(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대부분 가정 내 방치된 바퀴벌레약이나 개미 살충제를 빨아 먹거나 삼켜 발생한 만큼 어린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등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일반적으로 생활화학제품은 사용량과 사용법을 준수하는 경우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화학물질의 위해성 여부 및 인과관계를 신속하게 규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위해징후 사전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중으로, 향후 이를 통해 소비자안전 사각지대 조기 발굴 및 선제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생활화학제품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생활화학제품 사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생활화학제품 사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생활화학제품은 제품에 표시된 대로 용도에 맞게 정량을 사용해야 하며 밀폐된 환경에서는 사용을 자제하고 사용 후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 아울러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가 많은 만큼 보호자들에게는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하고 음료로 오인하지 않도록 다른 용기에 옮겨 담지 말아야 한다. 음용 시에는 억지로 토하게 하지 말고 성분확인이 가능하도록 제품을 가지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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