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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장] 폐업 도미노 공포에 떠는 성서공단전봇대 마다 공장매매·임대 안내판... 휴·폐업 업체도 상당수
코로나 사태가 불러 온 경제 위기 속에서 성서산단의 기업들이 휴폐업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사진은 전봇대 마다 붙어 있는 공장매매, 임대 안내판들. 한상갑 기자

2017년 기준 성서산단의 총생산액은 16조4천375억원, 대구 산단 입주기업 전체의 총생산액 28조1천645억원의 58%에 해당한다.
전체 면적 1천267만㎡로 국내 최대 규모의 일반산단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혁신성장의 원천인 제조업을 집적화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1988년 준공 이후 지역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던 성서산업단지가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불러온 글로벌 경제 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9일 기자는 성서공단을 찾았다. ‘성서공단이 폐업 도미노 공포에 떤다’는 한 언론보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달서구 이곡동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쯤.
성서공단역 대구은행 사거리에서 좌회전 하자마자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전봇대를 뒤덮은 공장매매, 임대 전단이었다. 길가나 담장, 건물 외벽엔 ‘현 위치 공장 매매’라는 딱지도 자주 눈에 띄었다. 이런 현상은 월암동 2차산업단지 쪽으로 갈수록 더 심했다.
공장 매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년 전만 해도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거래가 됐는데 지금은 매물이 쏟아지기만 하고 거래가 전혀 없다”며 “특히 5, 6월 들어 급매물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둘러본 성서산단에는 공장 임대나 매매를 알리는 안내판들은 물론 주변의 부동산중개업소에도 매물로 나온 공장이 수두룩했다. 한상갑 기자

자동차 부품을 전문 생산하는 한 회사는 "주문량이 없어 지금이라도 공장 문을 닫고 휴업하고 싶지만, 그나마 기존 거래처가 떨어져 나갈까봐 그럴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성서산단 관리공단 관계자는 "성서산단에 입주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현재 생산량은 4·5월과 비교해서도 최대 30% 이상 감소됐고 수출 장벽이 더 높아진 6월은 더 암울한 상황"이라며 "아직 폐업 도미노가 현실화하진 않았지만,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에는 도산이 현실화될 수 도 있다"고 우려했다.
공단의 위기를 반영하듯 각종 지표도 급강하하고 있다.  성서산단 가동률은 지난 1분기 66%로, 70%선이 무너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6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성서산단 가동률은 2017년 72%를 기점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해외수출 급감은 수출 위주로 돌아가는 섬유업계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70%에 육박하던 성서공단 섬유업종 공장 가동률은 52%. 공장 2곳 중 한 곳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다.
산단의 침체를 반영해 공단의 실업률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성서산단 근로자 수는 5만607명으로, 전 분기 대비 1천명 가까이 줄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도 숙련 인력이 부족해 제때 생산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성서산단의 생산력은 대구 총생산액(GRDP) 비중이 30%가 넘어 성서산단 부진이 지역경제 전반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 된다”며 “하반기 이후 산단 현장 업체들의 기업 애로를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상갑 기자  arir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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