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이동근) 심리로 22일 열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혐의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강기정·김현·문병호·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측 변호인은 이와 같이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이란 향후 공판이 집중적·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미리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증거조사방법에 관해 논의하는 절차이다.

이날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야당 의원 변호인측은 "피해자로 지목된 여직원 김모씨는 국정원 심리전단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오피스텔에 자신의 의지대로 머문 것"이라며 "김씨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 이동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의원들이 김씨를 감금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야당의원 변호인측은 감금사건이 벌어지기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이 국정원 직원 김씨에 대한 첩보를 접하고 어떤 조치를 취했으며 경찰 병력을 어떻게 배치했는지 등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변호인은 "의원들이 오피스텔 앞에 도착하기 전 이미 경찰이 출동했지만 김씨가 국정원 심리전단 활동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야당의원 변호인측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재판에서 국정원법 위반 유죄를 선고받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정원에 대한 수서경찰서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재판 기록, 김씨를 불기소 처리한 서울중앙지검의 사건기록부에 대해 문서송부를 촉탁했다.

변호인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와 당시 민주통합당 당직자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야당의원들이 2012년 12월11일 국정원이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을 올린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선거관리위원회 직원 등과 함께 국정원 여직원 김씨가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을 찾아가 이틀 동안 대치했고 이에 김씨는 같은 달 13일 감금·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민주당 관계자등을 고소했다.

한편, 의원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13일 오전10시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영수 기자  dock0407@gmail.com

<저작권자 © 디지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