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 50만여건을 이용하여 대포폰 151대를 중국에 밀수출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22일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불법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휴대전화를 개통해 중국에 대포폰으로 팔아넘긴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변모씨(36) 등 10명을 구속하고, 휴대전화 대리점 직원 강모씨(26·여)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일당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50만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구매한 뒤 이 중 휴대전화가 없는 무회선자 10만명의 명의를 도용해 휴대전화 151대를 개통, 중국으로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인터넷상에서 1만 건당 40만~60만원을 주고 개인정보 50만여건을 불법구매한 뒤 신분증 1047매를 위조했다.

위조한 신분증은 인터넷 등을 통해 서울과 대구, 인천 등 전국 각지의 대포폰 개통책들에게 1매당 30만~50만원에 판매해 4억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조회책 강씨 등은 변씨 등으로부터 500명당 40만~1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휴대폰 대리점을 통해 개인정보 10만 여건을 불법 조회해 유출하고 9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개통책 손씨 등은 바지사장을 내세워 휴대폰 판매점을 개설한 뒤 변씨 등으로부터 구입한 위조 신분증과 은행계좌를 이용해 대포폰 151대를 불법 개통·판매해 1억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장물책 김씨 등은 장물인 것을 알면서도 대포폰 개통책으로부터 휴대폰 135대를 매입해 중국 등으로 밀수출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휴대폰 대리점들이 판매실적을 올리기 위해 '휴대폰 가입신청서' 만으로 쉽게 휴대폰을 선공급해 주는 관행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무실을 2~3개월마다 옮겨 다니면서 서로 대면하지 않고 점조직 형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신동연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피의자들이 휴대전화 대리점이 판매실적을 높이려고 서류만 구비하면 개통해주는 절차를 악용했다”라며 “이렇게 만든 대포폰은 각종 범죄에 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용  dragon@newsmal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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