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능을 치른 김모(19) 군은 친구들과 함께 스노우보드를 배우고자 1월부터 동네 인근 PC방과 편의점 등을 돌며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몇 군데를 돌아봤지만 업주 대부분은 올해 인상한 최저시급 6천30원을 지키지 않았다. 김 군은 "처음 한 달은 80%만 지급한다고 하더라"며 "길게 할 아르바이트도 아니지만 법적인 기준도 지키지 않은 얌체업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털어놨다.

방학시즌이면 청소년들의 절반가량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낸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 들 중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알바천국과 대학내일 등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방학기간동안 청소년들의 약 50%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 특히 청소년들은 제대로 된 임금을 못 받고 있다. 비교적 신고를 못한다는 허점을 이용해 근로계약서 작성이나 최저 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사진: MBC뉴스 캡처

지난 9일 고용노동부 구미지청과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은 청소년들의 임금 5천400만원을 체불한 혐의로 PC방 업주 김모(34) 씨를 구속했다. 공익근무요원인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PC방 4곳에서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본인은 외제차와 고급 아파트에서 호화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그 중에서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거나, 군 입대를 앞둔 아르바이트생을 이용해 시간을 끌면 임금을 쉽게 포기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근로계약서는 당연히 없었고, 일을 그만두면 전화도 받지 않고 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1~11월 발생한 체불임금은 총 1조1천884억 원으로 1인당 441만 원의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임금체불 피해를 예방하려면 일을 시작하기 전, 사업주와 아르바이트생 모두 ‘근로계약서’를 꼭 작성하라고 조언한다. 근로기준법 제114조에 따르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을 경우, 사업주는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의 경우, 근로계약서 작성 전에 업종별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 할 때는 내용을 꼭 숙지해야 하며, 사업주와 아르바이트생 모두 근로계약서를 보관해야 한다”며 “더불어 청소년들의 근로계약서 작성에는 조금 더 신중을 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동법에 따르면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1달을 개근할 경우, 1일의 연차유급휴일을 어떤 아르바이트라 해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1주 개근을 한 경우에는 1일의 주 휴일을 사용할 수 있다.

단, 일을 하지 않아도 1일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5인 미만의 사업장이나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청소년들은 제외)

그리고 15세 이상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하루 동안 7시간을 초과해 일 할시 50% 할증된 연장근로 수당이 지급되고, 18세 이상의 청소년은 8시간 초과 시 연장근로 수당이 지급된다.

▲ 사진: 고용노동부

2016년부터는 최저 임금도 작년보다 8.1%(450원)인상 돼 6천30원으로 받아야 한다.

이 밖에도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는 근로 계약서(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다운 가능)를 통해 주휴수당, 퇴직금, 휴일 전부 받을 수 있도록 꼼꼼히 살펴야 한다.

▲ 고용노동부에서 배포한 근로 계약서 5종 중 '표준근로계약서'와 '청소년 표준근로계약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근로계약서는 근로 조건을 명시해 법적 효력이 있는 문서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라도 꼭 작성해야한다”며, “고용주가 근로계약서를 주지 않을 시에도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되니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임금체불과 같은 범죄가 없는 올바른 근로 문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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