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인터불고호텔 엑스코 지하 1층. ‘2016 대구 프리미엄 베이비페어’가 열리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두껍게 외투를 걸친 부모들은 유모차에 아기들을 태우고 베이비페어에 참가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구불구불한 복도에 부스들이 밀집하면서 여기저기에서 유모차들이 엉켰다. 한 임산부는 “이름만 ‘프리미엄’이고 상태는 최악이다”며 “이렇게 추운날씨에 복도에 부스를 만드는 전시가 어디있냐”고 화를 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아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베이비페어’가 최근 기대 이하의 전시가 난립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꾸준히 상승세 보이고 있는 산업이 바로 ‘육아관련 산업’이다. 젊은 세대의 결혼 시기가 늦춰지고 초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한자녀 가구’가 급증한 때문에 자녀를 위한 물품 구입을 망설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정기적으로 육아용품 박람회인 ‘베이비페어’가 열리고 있다. 대구에는 매년 두 차례, 봄과 가을 계절 대구 엑스코에서 대규모 박람회가 열려 지역의 부모들이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박람회 인기를 틈타 중소업체가 주관하는 ‘베이비페어’가 난립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달 21~24일 인터불고호텔 엑스코 점에서 열린 ‘2016 프리미엄 베이비페어’를 두고 입장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육아용품박람회가 난립하면서 기대 이하의 박람회가 시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구에서 열린 한 박람회에서 이용객들이 좁은 통로로 인해 오가지 못하고 있다.

우선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자제하는 겨울철에 열린점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지역 육아 카페에는 “이렇게 추운 시기에 누가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하겠느냐”며 “그렇다고 장소가 만족스럽지도 않았다. 완전 시장이었다”고 말했다.

좁은 공간을 대여하면서 생긴 문제도 있었다. 전시회 장소에 부스를 다 넣지 못해 복도에까지 전시 부스가 자리했다. 전시회를 찾은 김수희(26·여) 씨는 “날씨가 추워서 아이가 감기에 걸릴까 유모차를 가지고 왔는데 복도에 부스를 만들어 놓으니 통로가 너무 좁았다”며 “맞은편에서 유모차가 오면 앞으로나가지도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유실과 유모차 대여 등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이정민(32·여) 씨는 “수유실도 탁자에 보자기나 깔아놓고 최악이었다”며 “유모차도 지저분했다. 지금까지 가본 박람회 중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이름에 비해 기대 이하의 전시품목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한 부모는 “책정보를 얻으려고 왔는데 출판 쪽은 딱 두곳 뿐이더라”며 “주차장소도 좁아 30분을 돌아서 왔는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장윤혁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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