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임금체불을 겪은 근로자가 약 30만명에 달했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체불임금이 발생한 근로자의 수는 전년보다 1.1%(3천119명) 증가한 29만5천677명이었다. 임금체불 총액은 1조2천993억원으로 2011년 1조874억원보다 19.5%나 늘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임금체불 근로자 수와 임금체불액이 각각 7만8천530명과 4천749억원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어 건설업(6만5천573명·2천487억원), 도소매·음식숙박업(6만140명·1천740억원), 금융보험부동산·사업서비스업(3만1천814명·1천28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 경제위기와 유가 폭락 등의 영향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제조업종이 임금체불자가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수년째 침체기인 제조업은 지난 2011년 6만390명이던 임금체불 근로자 수가 지난해 7만8천530명으로 30%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임금체불액은 2천972억원에서 4천749억원으로 무려 59.8%나 급증했다.

게다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영향으로 내수경기도 바닥을 찍으면서 타격을 받은 도소매·음식숙박업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도소매·음식숙박업은 2011년 2만4천262명이었던 임금체불 근로자 수가 지난해 6만140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임금체불액도 836억원에서 1천74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체불임금이 발생한 근로자의 수는 29만5천677명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설을 앞두고 ‘체불임금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임금체불로 소송 등이 진행될 경우 정부의 지원을 대폭 강화해 근로자가 체불임금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1개월 내에 체불임금을 돌려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한국공인노무사회와 협력해 영세사업자에 대한 자율 점검도 강화한다. 정부 예산으로 공인노무사의 관련 컨설팅도 확대할 계획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임금 체불을 막기 위해 비상근무체계에 들어갈 것”이라며 “특히 고의·상습 체불 사업주에게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구속수사하는 등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노경석 기자  cavalry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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