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4시 대구 북구 ‘대구우편집중국’. 11톤 트럭 십여대가 빼곡히 줄지어 서있다. 그 앞에는 차에서 내려진 물품들이 쌓여가고 있었다.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직원들의 손에 산더미 같던 물품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마침내 짐을 다 내린 트럭이 정문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곧바로 택배물건을 한가득 실은 트럭이 다시 들어왔다. 직원 김모(34) 씨는 “지금 시기에 들어오는 물품의 양을 보면 지옥 같다는 생각이든다”며 “하루 종일 택배 분류에 시간을 쏟다보면 허리를 펼 시간조차 없다”고 힘겨워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 전달되는 명절 선물들로 우편집중국은 밤낮없이 돌아가고 있다. 평소의 2배 이상의 물품을 처리하느라 직원들은 쉴 틈이 없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7시가 되기도 전부터 시작한 물류작업은 이미 몇 차례 전쟁을 치르고 난 뒤였지만 오후 작업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까지도 물품이 산더미같이 쌓여있었다. 말 그대로 설 연휴의 특수기(특별수송기간)를 실감나게 했다.

대구우편집중국은 대구에서 전국으로 보내는 물품들을 모아 보낼 지역으로 옮기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경북지역에서는 대구와 포항, 안동 총 3군데의 우편집중국이 있다.

트럭에서 내려온 택배물품들은 컨베이어밸트를 지나 지역별로 자동 분류됐다. 이후 집중국과 우체국별로 분류된 물품들을 직원들이 나르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평소 8만~9만 개의 물품을 분류하는 집중국은 전날 19만개의 물품이 실려 왔다. 설을 맞아 각종 선물세트와 홈쇼핑 상품, 생필품 등이 물밀 듯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빼곡하게 쌓인 물품들이었지만 관계자는 이 정도의 물품들은 많은 것도 아니라며 손 사레를 쳤다. 

게다가 연휴기간의 물류작업이 더 힘이 드는 것은 평소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개수 뿐 아니라 명절 택배의 특수한 요인과 더해졌기 때문이다.

설 연휴에는 물품들 중 선물세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물품들이 많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물류 작업을 하고 있는 선물 세트 중에서도 홍삼 액이나 꿀과 같은 깨지는 물품들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집하 직원 박모(45) 씨는 “설을 맞아 얼굴을 보지 못하는 가족이나 친지, 혹은 지인들에게 선물을 많이 보내기 때문에 설 연휴에는 선물세트가 아주 많다”며 “아무래도 선물이다 보니 많은 신경을 쓰게 되고 더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몰려드는 택배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대구우편집중국은 아르바이트생 70명을 추가 고용해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우편집중국 관계자는 “원래 회사의 총 직원 수는 320명 정도 되지만 현재는 아르바이트생 70명을 포함해 약 400명가량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며 “사무실 직원까지 현장으로 투입해 최대한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우편집중국은 내년 분류작업용 설비를 업그레이들 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우편집중국 측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자동분류가 더욱 손쉬운 설비를 들이면 명절 특수기간에도 일손이 덜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항상 이 기간 고생하는 직원들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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