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피플] 중국 진출 성공한 대구환경공단 '두 영웅'

대구환경공단은 ‘환경’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기관이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이곳은 대구가 친환경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장선 ‘돌격대장’ 역할을 해왔다. 특히 죽은 강인 ‘금호강’을 다시 살려내는데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전국 최고의 하수처리기술을 개발해낸 곳이 바로 대구환경공단인 것.

이 같은 대구환경공단은 지난해 12월 지역이 아닌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회를 맞이했다. 중국의 이싱환보과기공업원과 협력관계를 구축, 대구형 물기술을 중국 시장에 내다 파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성과는 대구환경공단의 축적된 기술력으로 세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수년전부터 고민하고 현지 시장을 뛰어다닌 ‘두 인물’의 영향이 컸다. 바로 윤용문 대구환경공단 이사장과 박흥수 전무다.

◆윤용문 이사장 ‘환경공단 직원이 성장의 원동력’

“이번 대구환경공단의 해외 진출 플랫폼은 앞으로 다른 기관의 롤모델이 될 것입니다.”


▲ 윤용문 대구환경공단 이사장은 중국 진출의 플랫폼이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환경공단 윤용문 이사장은 중국 진출의 가장 큰 성과는 하나의 해외진출 모델을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2년전쯤 직원 2명을 중국 현지에 파견했다. 성과가 빨리 나와야한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서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기업의 높은 기술력이 중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게 된 것을 뜻깊게 여겼다. 윤 이사장은 “중국은 그동안 ‘꽌시’라고 하는 정부로비가 중요했지만 그 분위기가 바뀌면서 ‘기술’과 ‘신뢰’가 우선시되고 있다”며 “이싱시의 공공기관과 우리 환경공단이 서로를 믿고 기업들의 합작을 추진한 것은 앞으로의 신뢰를 구축한 큰 성과일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대구시의 물산업클러스터의 성공에도 대구환경공단은 힘을 쏟을 예정이다. 물기업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을 담당하게된 것.

윤 이사장은 “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하는 기업은 기술면에 있어서는 일류기업이어야 한다. 이들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테스트, 해외진출 등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원스톱지원 시스템을 대구환경공단이 구축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향후 공단의 미래전략에 대해 윤 이사장은 위탁받은 시설을 잘 운영하는 것과 함께 해외 시장 진출 노하우를 적극 펼쳐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구환경공단의 직원이 현재 우리가 이뤄낸 성과의 ‘원동력’이다. 15년 이상 환경기술을 운영하면서 축적된 기술, 경험 덕분에 해외 진출 추진이 가능했다”며 “이 원동력을 계속적으로 키워 대구를 물산업은 물론 환경의 중심이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흥수 전무 ‘기업의 중국 진출 적극 지원 약속’

박흥수 전무는 철저한 실무자다. 1982년 지방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던 박 전무는 2000년 대구환경공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환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격증은 없었죠. 그래서 40대 후반의 나이로 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을 땄습니다.”


▲ 박흥수 대구환경공단 전무는 공단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실무자'다.

고등학교 시절 전기과 출신이었던 경험을 살려 46살의 나이로 전기기사 자격증 시험을 쳤다. 학원을 등록하고서 3개월만에 합격한 박 전무를 두고 학원에서는 ‘당신처럼 공부하는 사람이 많으면 우리 학원이 망한다’며 그의 열정을 칭찬했다고 한다.

박 전무는 “보통 학원을 등록하고 1년은 공부해야 합격할 수 있다더라”며 “내가 자격증을 딴 뒤부터 현장 직원들이 하나둘 자신들도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 전무는 경영처장과 미래전략처장 등 환경공단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걸친 ‘살림꾼’이다. 특히 박 전무는 미래전략처장을 스스로 지원했다. 그는 “대구환경공단의 기술력으로 해외에 도전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대구의 물클러스터산업에서도 환경공단이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미래전략처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환경공단이 중국과의 합작을 성공시키자 시가 전폭적인 지지에 나섰다. 정년을 1년 앞두고 전무로 승진을 한 것. 그는 “한중합작회사가 설립이 된 지금 올해가 중국 시장 진출의 성공과 확대를 점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며 “중국 진출 일을 해왔고 중국 내에서의 인지도를 고려한 인사였다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올해 책임을 가진 임원으로서 역할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서부고화슬러지처리시설과 상리동 음식물처리시설, 구지 소각장 등 지역에 주요 환경 시설을 우리가 앞으로 위탁운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을 제대로 관리하면서 예산절감, 환경개선 등의 성과를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중국 시장은 이제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앞으로 5년간 환경기업들을 중국 시장에 계속 내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방안을 고심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cavalry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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