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양아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시신을 6개월간 자택에 방치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한남동의 한 고급아파트에서 노모(84)의 시신을 6개월간 방치한 양아들 A(46) 씨를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에게 적용할 법률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아파트 외부 유리창을 청부하던 인부는 집안에 방치된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에게 아파트 문을 열어주지 않는 등 압수수색에 저항했으며, 발견된 시신은 이미 수분이 다 빠져 새까맣게 변해있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바빠서 통상적인 장례식을 미루었을 뿐, 지금도 장례의식을 치르는 중이다”며 오히려 “경찰이 어머니 시신을 강탈해갔다”고 시신반환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체유기죄는 살인을 저지른 뒤 범죄 은닉을 목적으로 시신을 옮기거나 은폐할 때 적용되며,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중범죄이다”라며 “그러나 A 씨의 경우 ‘바쁜 일정 탓에 장례가 미루어졌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를 반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가족관계등록법 84조에 따르면 친족 등이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사망 신고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 5만원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에게 단순 행정 절차위반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노모의 시신은 A 씨의 요청에 따라 한 대학병원 영안실에 안치됐으며, 경찰은 A 씨에게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주현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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