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나 무연고의 노인 기초연금 가로챈 요양시설 원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일 자신이 운영하는 요양시설에 입원한 노인들에게 지급된 기초연금 등을 가로챈 혐의로 전남의 한 요양원 원장 A(58)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09년부터 지난 2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요양원에서 입원한 노인 6명의 기초연금과 국민기초생활보장급여 9천5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치매나 뇌졸중 등의 질환으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결여되고, 가족 등 보호자가 없어 이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과 국민기초생활보장급여를 관리할 수 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이렇게 빼돌린 돈을 개인용무에 사용했다.

A 씨의 범행은 피해자 중 1명의 손자가 요양원에 기초연금 지급 여부 등을 문의하면서 밝혀졌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횡령한 돈을 환자의 식비와 시설운영비 등으로 사용하려고 했다”며 “9천500만원 중 4천500만원은 피해자들의 통장으로 재입금했다”고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치매나 무연고 노인들에 대한 국민기초생활보장급여 등의 관리가 형식적으로 점검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며 “특히 이번의 경우, 해당 지자체 관계자들이 A 씨에게 ‘피해자들이 직접 급여를 관리하고 있다’는 답변을 듣고 점검을 종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지자체 등 관련 기관에 이 같은 문제점을 통보하고 그 시정을 촉구하는 한편, 사회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구조적인 범죄행위를 지속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영준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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