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에서부터 문화까지 과거의 감성을 담은 ‘복고 열풍’이 다시 시작됐다. 특히 그동안의 복고가 30대 이상에서 느꼈던 과거 ‘향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요즘은 10, 2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부모의 감성을 느끼는 ‘젊은 복고’로 바뀌었다.

‘지금은 복고시대’

5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 주말 가족들과 대구 동성로 번화가를 돌아다니다 문득 자신의 대학생 시절이 떠올랐다. 동성로 축제를 즐기러 온 젊은이들 가운데 80, 90년대 패션을 따라해 입은 모습이 제법 눈에 들어왔기 때문. 김씨는 “통 넓은 청바지와 부츠컷이 과거의 복고 느낌이면서도 요즘의 트렌드처럼 보였다”며 “TV에서 복고가 뜬다는 소식을 듣기는 했는데 직접 체감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패션에서부터 문화까지 과거의 감성을 담은 ‘복고 열풍’이 다시 시작됐다. 특히 그동안의 복고가 30대 이상에서 느꼈던 과거 ‘향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요즘은 10, 2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부모의 감성을 느끼는 ‘젊은 복고’로 바뀌었다.

◆패션에서부터 문화까지, 지금은 ‘복고시대’

패션계에 불어 닥친 복고 열풍은 문화와 사회에서도 힘을 더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방영된 ‘응답하라 1988’부터 ‘무한도전 토토가’까지 인기를 얻으며 1980년대 전후를 겪어온 30대 이상의 연령층에게만 인기 있을 것 같았던 복고가 20대의 젊은 세대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극장에서는 십 수 년 전 흥행을 했던 명작들이 다시 재개봉하고 있고, 번화가 곳곳에서는 만화카페와 추억의 술집이 연이어 들어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옛 노래도 다시 한 번 인기를 얻고 있다. 잊혀진 90년대의 명곡을 다시 리메이크해서 부르는 예능 프로그램 ‘슈가맨’으로 인해 실시간 음원 차트에는 90년대의 노래가 수시로 올라온다. 더불어 얼마 전 방영한 무한도전의 ‘토토가2’에서는 가수 젝스키스의 게릴라 콘서트가 방영됐고, 이후 젝스키스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YG와 계약하며 화려하게 복귀를 선언했다.

▲ 사진/MBC 무한도전-토토가1 캡처

사회 전반에 불어 닥친 복고 열풍으로 창업 시장의 판도 또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날로그 감성에 트렌드를 함께 곁들인 창업의 성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불경기 속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포차프랜차이즈 ‘고고야시장’ 관계자는 “70~80년대 복고풍의 인테리어 컨셉은 친숙하고 편안한 분위를 조성한다”며 “이는 30~40대뿐 아니라 전 연령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밝혔다.

복고 바람은 여행에서도 불고 있다. 추억의 골목과 옛 드라마세트장 등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한국관광공사는 ‘2016 봄 여행 주간(5월 1~14일)’에 가볼만한 곳으로 추억의 골목길, 예전 드라마 세트장, 근대사 여행 코스 등을 추천하기도 했다.

◆복고 열풍, 21세기 현대의 ‘팍팍한 삶’ 대변

패션뿐 아니라 사회적 전반에는 복고 열풍이 불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유행이 아닌 현대인들의 어려운 삶을 대변하는 하나의 새로운 문화라고 분석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언론영상학과 박신영 교수는 “현재 사회의 디지털화가 가진 차가움은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따뜻함을 더욱 그리워하게 만든다”며 “이러한 아날로그 감성은 옛 과거를 직접적으로 겪어보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큼 신드롬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복고는 유행이 아닌 하나의 트렌드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복고 열풍은 사회의 어려움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현재가 어렵다는 이야기”라며 “그저 지나가는 유행으로 생각했던 복고 문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회 자체가 오랫동안 불황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타깝게도 사회의 불황은 앞으로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복고 문화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newsmall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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